국토위, 남북경협 두고 공방 '퍼주기다' vs '퍼오기다'(종합)
김현미 "북한 땅에 중국이 만든 철도 도로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김동규 기자 = 10일 열린 국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남북경협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으로 여야간 뜨거운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국토부 국감에서도 대북 제재와 경협은 화두였다.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은 김현미 장관에게 "경협은 대북제재가 해제돼야 하는데, 비핵화와 남북경협 중 어느 것이 우선하느냐"고 질의했다.
김 장관이 "같이 가는 것이 아니냐"고 하자 이 의원은 "북핵 문제 해결이 먼저여야 하고, 우리 정부는 일절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통일부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내년도 예산으로 총 4천712억원을 제출했고 여기에 내년도 남북 도로·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한 2천951억원이 포함돼 있으나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자료 제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같은 당 김석기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한·러 협력 사업인 나인브릿지(9-Bridge: 9개 다리) 구상 중 국토부 주관인 연해주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있는데,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우회해서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연해주에 900억원을 들여 45만평 규모로 산단을 조성하고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장관은 "남북경협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다"고 전제하고서 "그러나 이를 준비하는 것만으로 대북제재를 위반했다고 하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남북경협에 수백조원까지 투입하면서 대북 제재를 뚫고 경협을 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통일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평화통일을 하는 것이고, 그 비용은 소상히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정부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 남북경협 관련 용역을 18차례 시행했고 용역비로 25억원 이상 투입했으나 대부분 비공개로 분류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활용도 못 하는 용역에 대해서는 향후 용역비를 삭감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남북경협을 옹호하고 나섰다.
윤관석 의원은 남북 SOC 사업은 '북한 퍼주기'가 아니라 '북한에서 퍼오기'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개성공단과 남북 SOC 등 남북경협으로 남한에만 향후 170조원의 경제성장 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며, 남북한 경제통합은 양측의 경제 격차를 대폭 완화해 통일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의원은 "남북경협이 확대되면 예상되는 수익이 30년 동안 420조원에 달한다"며 "정부는 경협의 실기를 하지 않도록 준비를 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의원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는 서쪽으로는 환황해, 동쪽으로는 환동해 경제 벨트와 연결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핵심사업"이라며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의미가 있는 사업인 만큼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바로 이행할 수 있도록 공동조사에 조속히 착수해 달라"고 주문했다.
강훈식 의원은 "민간 건설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70% 이상은 남북경협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고 60%는 진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며 "경협은 건설사엔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5·24 조치 이후 북한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92%까지 올랐다"며 "중국은 치밀하게 북한에 투자해서 수익을 만들어냈는데 이후 나중에 우리가 투자하고 진출하려 해도 '남한이 뭘 했다고 그러느냐'는 말을 들을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도 "남북교류 협력 시대가 와도 북한 땅에 중국이 만든 레일과 철도 시설이 만들어져 우리가 이용료를 내고 다니는 상황이 되면 안 되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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