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와일드카드의 반란은 없었다…KBO리그는 더욱 '첩첩산중'
와일드카드 팀 양키스·콜로라도, 디비전시리즈서 탈락
WC결정전·준PO·PO 모두 거치는 KBO리그는 사실상 불가능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올가을 메이저리그에서는 끝내 '와일드카드(Wild Card)'의 반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보스턴 레드삭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팀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4-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내셔널리그에서 와일드카드 티켓을 획득한 콜로라도 로키스는 중부지구 1위팀 밀워키 브루어스에 3전 전패로 패했다.
올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는 최고 인기팀인 동부지역의 양키스와 서부지역의 간판 구단인 내셔널리그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다면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것이라는 팬들의 소망이 있었다.
그러나 디비전시리즈 결과는 정규시즌 성적대로 나왔고 반란은 통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팀 수가 28개로 확대된 1994년 각 리그를 3개 지구로 분할하며 와일드카드를 신설했다.
그러다가 1998년 팀 수가 30개로 늘었고 2013년부터는 각 리그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는 팀을 2개로 늘려 이제는 10개팀이 '가을야구'에 나선다.
전통을 고수하는 야구팬들은 지구 우승도 못 한 팀이 와일드카드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불합리한 제도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와일드카드 팀이 반란은 포스트시즌의 또 다른 볼거리라는 주장도 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는 1997년과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 2002년 애너하임 에인절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6번이나 와일드카드 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정규시즌 성적이 뒤진 팀이 가을야구에서 역전 우승이 가능한 것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이 사실상 8강 토너먼트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 우승을 못 한 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여야 하지만 1경기만 이기면 이후 디비전시리즈부터는 지구 우승팀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반면 양대리그가 아닌 단일리그를 치르는 국내프로야구에서는 와일드카드 팀이 엄청난 핸디캡을 극복해야 한다.
4위와 5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는데 특히 5위팀은 2연승을 해야만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오를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팀은 3위와 5전3승제의 준플레이오프, 다시 2위와 역시 5전3승제의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해야만 한국시리즈(KS)에 오를 수 있다.
4위팀이 우승하기 위해선 최소한 10승1무8패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하고, 5위팀은 12승7패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언뜻 불가능한 성적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시리즈를 거칠때마다 주력투수들을 소모한 뒤 전열을 정비한 채 기다리는 상위 팀을 상대로 계속 이긴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성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O리그는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1989년 이후 양대리그가 도입된 1999년과 2000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27번의 포스트시즌에서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세 번 뿐이다.
1992년 정규시즌 3위팀 롯데 자이언츠가 준PO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01년과 2015년에는 역시 3위였던 두산 베어스가 정상에 올랐다.
올 포스트시즌은 와일드카드 팀이 전력상 모든 핸디캡을 극복하고 한국시리즈에 오르기조차 쉽지 않아 보이지만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이기에 기적 같은 '가을 동화'가 탄생할지도 알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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