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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수출환어음 사기로 국내은행서 57억원 빼돌려
부산지검, 특경법상 사기·재산국외도피 혐의 2명 구속기소, 1명 국제공조요청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브로커를 통해 해외은행에서 발급받은 신용장을 이용해 가격을 뻥튀기한 수출환 어음을 국내 은행에 팔아 57억원을 챙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외사부(유동호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사기·재산국외도피)로 업체 대표 A(58)씨와 B(77)씨를 구속기소 하고 일본 검찰에 신용장 발급 브로커인 C(77)씨에 대한 형사 공조를 요청했다고 10일 밝혔다.

3∼4년 전 발생한 이들의 범행은 무역거래의 핵심인 수출신용장을 발급받는 것에서 시작됐다.
A, B씨는 수출환 어음 매매 대금의 60%를 주는 대가로 일본에 있던 브로커 C씨가 홍콩과 미국의 중소 은행에서 각각 발급받은 신용장을 손에 넣었다.
그런 뒤 수출가격을 10∼100배까지 부풀린 레깅스와 무기항균제를 직접 컨테이너에 실어 선적하고 싱가포르로 보냈다.
그 사이 A, B씨는 국내 은행 2곳에 조작한 재무제표·검수서, 선적서류, 신용장을 보여주고 수출환 어음을 매도해 모두 57억원을 받았다.
당시 한 은행 직원은 A, B씨로부터 돈을 받고 수출환 어음 할인을 도와준 사실이 들통나 구속돼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정상적인 무역거래라면 국내 은행이 수출환 어음을 해외은행에 제시하고 대금을 받으면 끝이었지만, 해외은행은 수출환 어음 대금 지급을 거절했다.
컨테이너에 실린 레깅스와 무기항균제가 싱가포르 현지 보세창고에서 장기간 방치되다가 전량 국내로 되돌아와 무역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애초부터 싱가포르 수입업자는 물품을 수입할 의사가 없었고 A, B씨에게 수입업자 명의만 빌려줬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런 수법으로 A, B씨가 수출환 어음을 국내 은행에 매도해 가로챈 대금은 모두 57억원이었다.

이 중 60%인 33억원은 신용장 발급 대가로 일본에 있는 브로커 C씨에게 송금됐다.
A, B씨는 C씨의 세금감면을 위해 허위계약서 등을 증빙해 송금 사유를 해외직접투자로 신고하기까지 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국제공조를 통해 일본에 체류 중인 브로커 C씨를 추가로 검거해 범죄수익을 환수하고 신용장 발급 등 범죄 전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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