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친형 근무 여행사와 해외연수 계약한 합천군의회 도마 위(종합)
일정도 외유성 논란…문화탐방 명목 하루 관광명소 1∼3곳 방문
해당 의원 "부적절하다는 비판 받아들인다"
(합천=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합천군의회가 현직 군의원의 친형이 근무하는 여행사와 해외연수를 계약한 데다 외유성 일정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10일 합천군의회에 따르면 군의회는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4박 5일 일정의 대만 연수에 나선다.
전체 군의원 11명 중 임춘지(자유한국당)·장진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9명이 참여한다.
군의회 사무과장을 포함한 사무과 공무원 6명도 동행한다.
연수에 쓰이는 예산은 의장·부의장은 각 189만원, 의원 1인당 167만원이다.
군의회 공무원 1인당 예산은 130만원으로 책정됐다.
군의회 사무과는 군의원 정례 간담회 때 대구 소재 모 여행사를 선정하자는 의견이 나와 해당 업체와 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당 여행사에 현직인 모 군의원의 친형이 근무한다는 점이다.
일부 의원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과 관계자는 "의원 간담회 당시 지역 업체와 계약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아는 여행사가 있으면 현지에서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어 해당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며 "공무국외여비 규정에 따라 1인당 예산을 책정했고, 해외연수 계약과 관련해 별도 제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규정 등을 위반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아들인다. (여행사 선정 당시) 강력히 반대했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았다"고 해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군의회 해외연수 일정 또한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정표를 보면 지우펀 거리, 야류해양공원, 스린야시장 등 관광명소를 하루 1∼3곳씩 문화탐방 명목으로 방문하게 돼 있다.
반면 업무와 직접 연관성이 있는 현지 시의회 방문 등 일정은 하루 한 곳 정도에 그쳤다.
합천군의회 관계자는 "외유성이 아니라 교육 차원의 연수"라고 해명했다.
조정림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세금으로 가는 연수이기 때문에 그 연수를 통해서 주민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등 성과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외유성 연수가 되지 않으려면 보다 치밀한 사전 연구와 사후 보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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