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학생들, 성희롱 항의하다 남학생에게 집단폭행 당해
학부모까지 가세해 '보복 폭행'…경찰, 남학생 7명 등 체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성희롱에 항의하던 여학생 수십 명이 남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하는 일이 인도에서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과 BBC방송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동부 비하르 주(州) 사우파울 지역의 한 공립기숙학교 여학생들은 지난 6일 이 학교에 몰래 들어와 담벼락에 음란낙서를 한 남학생들을 발견하고 나가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남학생들은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기 시작했다.
이에 양측 간에는 '몸싸움'이 벌어졌고 남학생들은 수적으로 우세한 여학생들에 밀려 달아났다.
하지만 이 남학생들은 어른들과 함께 되돌아와 '보복'을 시작했다.
이들은 대나무와 쇠막대 등으로 무장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CNN방송에 "(남학생들은) 부모 등과 함께 돌아왔다"며 "그들은 학교로 난입해 여학생들을 폭행했다"고 말했다.
한 피해 여학생은 가디언에 "그들은 우리의 묶은 뒷머리를 잡아 끌었다"며 "대나무 막대로 때렸으며 발로 차고 주먹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이 폭행으로 여학생 30여 명이 인근 병원으로 실려 가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지만 여학생들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들의 연령대는 10~16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남학생 7명과 성인 여성 3명을 체포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경찰은 이외에도 8∼10명이 더 여학생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인도는 여성 대상 성폭력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톰슨로이터재단은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인도가 세계에서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라고 지목한 바 있다.
인도는 이 보고서에서 성폭력, 문화와 관행, 인신매매 3개 항목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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