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9월 대규모 군사훈련때 쿠릴열도 뺀 건 일본 배려한 것"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러시아가 지난달 시베리아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때 일본을 배려하기 위해 쿠릴열도(일본명 지시마<千島>열도)를 훈련 지역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9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전날(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과 만난 자리에서 9월 실시한 '동방-2018' 당시 일본의 제안에 따라 쿠릴열도에서 훈련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북방영토'로 불리는 쿠릴열도의 4개 섬은 일본과 러시아가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으로,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은 러시아로부터 이들 섬을 반환받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11~17일 시베리아 지역에서 옛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 군사훈련인 동방-2018을 실시했다.
쿠릴열도가 훈련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앞서 "훈련이 대규모라서 섬에서 실시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쿠릴열도의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러시아가 일본의 요청에 배려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쇼이구 장관의 발언에 대해 가와노 통합막료장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같은날 가와노 통합막료장을 만나 일본이 도입을 추진하는 지상배치형 탄도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에 대해 다시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의 통합막료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6년만이다. 가와노 통합막료장은 작년 12월 도쿄(東京)에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과 회담한 바 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