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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서머타임제' 내년 폐지제안, 구체내용 부족·시간 촉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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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서머타임제' 내년 폐지제안, 구체내용 부족·시간 촉박"(종합)
"EU집행위 제안에 회원국 반발…여론 수렴 위해 시간 필요"
폴리티코, EU 회원국 외교관 인용해 보도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에서 매년 3월과 10월 두 차례씩 시간을 재세팅하는 일광절약시간제를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 이전에 폐지하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제안이 EU 회원국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고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 유럽판이 8일 보도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EU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9월 유럽의회 시정연설 때 내년에 일광절약시간제를 폐지할 것을 제안하고 회원국들에 기준시간대를 서머타임으로 할지, 윈터타임으로 정할지 조속히 입장을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집행위가 지난 7~8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EU 28개 회원국에서 460만명이 참가했고 참가자 중 84%가 일광시간절약제 폐지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집행위는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전에 이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회원국들이 내년 3월 31일까지 각국의 입장을 집행위에 통보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EU 회원국 외교관들은 융커 집행위원장의 제안에 일광절약시간제를 폐지할 경우 영향 등 중대한 세부내용이 빠져 있고, 내년 3월 말까지 시한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서유럽 국가의 한 외교관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집행위원회가 불완전한 입법안을 회원국 앞에 던져 놓고 '우리는 우리 일을 했으니 이제 당신(회원국)들은 당신들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회원국의 외교관은 "집행위가 회원국에 단순히 서머타임이냐, 윈터타임이냐를 선택하라고 제안하기보다는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U의 한 집행위원은 지난 9월 포르투갈, 키프로스, 폴란드는 서머타임제로 기울고 있고,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는 윈터타임제를 선호한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아직 입장 정리를 끝낸 나라는 없다.
또 그리스는 현행 일광절약시간제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유일한 나라로 알려졌으나 집행위는 현행 제도 유지는 배제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일 각 회원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워킹그룹회의에서는 28개국 가운데 16개국이 집행위의 일광절약시간제 폐지 계획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으며 금주에도 워킹그룹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하게 된다.
회원국들은 일광절약시간제 폐지에 대해 국민 여론을 더 수렴하려면 몇 주가 더 걸리고, 그리고 난 뒤에 국경 통과 때 시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주변국과도 조정해야 한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회원국들은 일광절약시간제를 폐지할 경우 도로 교통에서부터 금융시장까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등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원한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일광절약시간제에 대한 아이디어는 지난 1907년 영국의 건축업자인 윌리엄 윌렛의 '일광의 낭비'라는 보고서에서 시작됐고, 1916년 독일이 처음으로 제도화한 이후 1차 세계대전 때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미국이 뒤이어 채택했다.
많은 국가들이 2차 대전 후 이를 폐지했다가 제1차 석유파동 시기인 1970년대 후반에 대거 재도입했으며 EU 전체가 이를 실시된 것은 지난 1996년이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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