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으로 몰리는 노인빈곤…60세 이상 男 10건 중 1건 연체
이태규 의원 "경제활동 없는 노년·청년층의 경제적 빈곤 상징"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부업계 시장 규모가 사상 최고 규모로 커지는 가운데 벌이가 없는 은퇴 노년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남성의 대부업 대출 연체율은 10%에 육박해 한국의 고질적인 노인 빈곤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대부업 차주 가운데 60세 이상 남성의 연체율은 9.8%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전 연령 평균 연체율인 6.3%를 훌쩍 웃도는 것이다. 연체율은 원리금을 30일 이상 연체한 채권의 비율을 뜻한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주요 선진국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상대적 노인 빈곤율은 45.7%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은퇴 후 주요 소득원인 연금의 소득대체율도 39.3%로, 주요국 대비 낮다.
노년층 연체율은 최근 몇 년 새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60세 이상 남성 차주의 연체율은 2014년 말 5.6%였지만 4년 새 4.2%포인트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40∼50세 남성 차주의 연체율은 4.1%에서 6.6%로 2.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노년층의 경우 경제활동 비율이 낮고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취약층이라는 점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역시 경제활동 비율이 떨어지는 19∼30세 남성 차주의 대부업 연체율도 8.4%로 높게 집계됐다.
이태규 의원은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30세 미만 청년층과 경제활동이 거의 없는 60대 이상 은퇴 노년층의 대부업 연체율이 높은 것은 경기 악화에 따른 미취업세대와 은퇴층의 경제적 빈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부업체 대출금액은 최대 규모로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최고금리에 가까운 고금리 중심으로만 대출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말 기준 대부업체 대출금액은 총 10조5천4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 가운데 20% 이상 고금리 대출액은 8조8천955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84.6%를 차지했다.
차주 수 역시 20% 이상 금리를 적용받은 차주 수가 174만3천명으로 전체 차주의 89.7%였다.
이 의원은 "노인과 청년층이 대부업체의 고금리가 아니라 서민금융정책과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고민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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