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카탈루냐, 분리독립 갈등 심각…외국 중재까지 요구
카탈루냐 "11월까지 자결권 인정방안 내놔라"…스페인, 단칼에 거부
카탈루냐, 미·중·러 등 43개국에 "외부 중재에 의한 대화 필요" 서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 추진을 두고 양측의 정치적 갈등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카탈루냐가 일종의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스페인 정부가 이를 즉각 거부한 가운데, 카탈루냐는 외국에 중재를 요구하는 서신까지 보내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EFE 통신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킴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 2일 바르셀로나에서 한 연설에서 스페인 정부가 다음 달까지 카탈루냐의 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현재 내년도 정부 예산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인내심은 유한하다"면서 스페인 정부를 향해 "합의되고 구속력 있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방식의 자결권 행사 방안이 11월까지 제시되지 않는다면 우리 독립운동 진영은 의회에서 산체스 내각에 대한 안정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넉 달 전 출범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 내각(사회노동당)은 의회 소수파를 규합해 우파 국민당 내각을 중도실각시키고 집권했다.
이때 중앙의회의 카탈루냐 독립 계열 소수 정파는 사회당이 주도한 국민당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힘을 실어줬다.
현재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당은 하원 의석수(전체 350석)가 국민당(134석)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84석에 불과한 소수내각이라 입지가 매우 약하다.
따라서 카탈루냐 소수 정파가 본격적으로 반기를 걸고 나설 경우, 예산안 부결은 물론 조기 선거와 정권교체까지도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우리는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즉각 거부했다. 스페인 헌법에 명시되지 않은 지방정부의 자결권을 인정할 수 없으며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자체가 위헌이라는 입장이다.
카탈루냐 측은 스페인 정부에 보낸 최후통첩과 별도로 외국 정부의 중재도 요구하고 나섰다.
킴 토라 수반은 지난달 스페인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가능한 한 빨리 분리독립 문제를 놓고 외부 중재에 따른 대화에 돌입하자"고 제안하고, 같은 서한을 번역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43명의 외국 지도자에게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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