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손학규호 출범 한달…당 안정 '성과'·통합은 '아직'
'경륜·중량감'으로 조직 정비…당 정체성 정립·지지율 제고도 숙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다음 달 2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손 대표는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비평에도 중량감 있는 리더십으로 지방선거 참패 이후 존립이 위태로웠던 당을 어느 정도 안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취임 일성으로 꼽았던 당내 통합 문제는 아직 눈에 띄는 진척이 없어 창당 당시 내건 '합리적 중도 결합'을 달성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 대표는 지난 2일 전당대회에서 옛 국민의당 출신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27.02%의 최종 득표율로 당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옛 바른정당 출신들이 대표 외 선출직 최고위원을 싹쓸이하며 당 통합의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를 의식한 듯 손 대표는 취임 이후 첫 당직 인선에서 바른정당 출신인 오신환 의원을 사무총장, 국민의당 출신인 채이배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당의 화합을 도모했다.
또, 지도부 구성에 출신 정당과 지역을 고루 안배할 것이라는 약속에 따라 자신이 지명할 수 있는 최고위원 선정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을 가리지 않고 중용, 당의 안정에 기여한 바가 크다"며 "지방선거 패배 이후 화학적 결합 문제가 계속 제기됐는데 손 대표의 리더십 때문인지 이런 갈등이 잦아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손 대표는 "당 혁신의 최고·최초의 목표는 조직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6·13 지방선거 이후 공석인 지역위원장 공개모집에서 '해당 지역구 인구 0.1% 이상의 책임당원을 모집해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내세운 데 대해서도 당 쇄신에 시동을 건 것이라고 긍정 평가하는 견해가 있다.
이 밖에도 취임 직후 직능단체와 간담회를 여는 등 민생 행보를 가속하고,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비판 목소리를 내는 등 당의 정책 기조에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옛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화학적 결합, 그리고 한반도 평화 이슈 등 굵직한 정책의제에 대한 당의 분명한 태도 설정 같은 당의 정체성 정립은 손 대표에게 여전히 남겨진 숙제다.
최근 손 대표가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 불거진 당내 갈등은 이 두가지 과제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지목된다.
이에 맞물려 답보상태를 보이는 당 지지율도 손 대표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 당직자는 "원심력을 이겨낼 만한 강력한 구심력이 필요한 만큼 출신과 지역을 뛰어넘는 비전이나 공동의 목표 가치가 필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손 대표가 파격적인 면모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