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충돌땐 태블릿PC도 '흉기'…스페인서 여아 사망사고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주행 중인 차량 안에서 태블릿PC를 보던 3살 난 여자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태블릿PC가 때로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스페인 북서부 빌라노바 데 아로우사의 한 마을에서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어린이가 엄마가 몰던 차 안에서 태블릿PC를 보다 차량이 스쿨버스와 추돌하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숨진 어린이는 국제표준화기구 고정장치(ISOFIX)로 차량에 단단히 고정한 유아용 카시트에 앉아 있었으나, 충돌에 따른 충격으로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PC가 얼굴 부위로 튕기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전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블릿PC가 어린이의 머리 부분을 가격하면서 심각한 상처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숨진 어린이의 신원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현지 유명 기업인의 손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어린이의 엄마와 스쿨버스에 타고 있던 나머지 어린이 1명은 교통사고로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교통안전단체들은 이번 사건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왕립자동차협회(RAC) 안전전문가 피트 윌리엄스는 "이번 사건은 매우 비극적"이라며 "이 사건을 통해 차에 탄 자녀에게 오락 등으로 시간을 때우도록 배려한다며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건네주는 부모들이 전율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유사한 사건은 아직 접하지 못했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는 차에 묶여있지 않은 딱딱한 물체가 사고 시 치명적 발사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들은 자녀들과 자동차 여행을 가는 도중 어린이들이 집중하도록 태블릿PC 등 전자기기를 건네주는 게 보통이다.
영국 교통법규에 따르면 무겁거나 날카로운 물건은 교통사고 시 흉기가 될 수 있으므로 안전하게 다뤄져야 한다.
하지만 태블릿PC 등 물체를 의무적으로 차에 묶어놓도록 하는 법은 없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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