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최근 개통한 경남 남해 노량대교는 주탑이 기울어진 형태를 띤 세계 최초의 '경사 주탑' 현수교다.
국토교통부 기자들은 지난 19일 노량대교 현장에 찾아가 육안으로 직접 바깥쪽으로 8도 기울어진 형태의 주탑을 볼 수 있었다.
노량대교는 교각 없이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로 왕복 4차로 교량 상판을 지지하는 현수교로, 두 개의 주탑 사이 거리인 '주경간'이 890m에 달한다.
이 다리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고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했다.
GS건설 문남규 노량대교 현장소장은 "노량대교의 주탑이 기울어진 것은 줄다리기할 때 몸을 뒤로 기울이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경사 주탑은 케이블에 가해지는 장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기자단은 노량대교 인근 홍보관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노량대교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노량대교는 지난 13일 개통돼 현재는 차량이 다니고 있다.
주탑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육지 쪽으로 현저히 기울어진 모습이었고, 마침 상판 아래쪽 조명이 점등돼 제법 쌀쌀해진 남해 바다 위에서 은은하게 빛났다.
주탑의 높이는 무려 148.6m로 건물로 치면 50층짜리 건물과 같다. 주탑의 형태도 흔한 H형이 아니라 꼭대기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A자형이다.
노량대교는 기존 남해대교를 대체하기 위해 건설된 다리로서 경남 남해군 설천면 덕신리와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잇는 총연장 3.1㎞의 '고현∼하동IC2 국도'의 일부다.
충무공 이순신이 전사한 노량해협을 건너는 교량이기도 한데, 기울어진 주탑은 정면에서 보면 V자를 연상시키고 다리를 지탱하는 케이블이 늘어진 형태는 학이 날개를 펼친 '학익진'이다.

노량대교 바로 옆에는 남해대교가 바다를 가로질러 펼쳐져 노량대교와 어우러진 경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노량대교의 주경 간은 국내에서 이순신대교(1천545m)와 울산대교(1천150m)에 이어 세 번째로 길지만, 세계 최초의 신기술들이 적용된 최첨단 교량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선 경사 주탑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보존하기 위해 주탑을 바닷속이 아닌 육지에 설치해야 했지만 다리 양측 육지에도 지형 구조상 주탑을 넣을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뒤로 8도씩 누운 주탑은 주케이블의 장력을 감소시킴으로써, 케이블을 지지하는 구조물인 '앵커리지' 크기를 11% 감소시키고 케이블과 앵커리지까지 거리도 15m 줄여 경관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노량대교에는 현수교에서는 처음으로 '3차원 케이블' 공법이 적용됐다.
보통 현수교는 공중에서 보면 케이블과 상판이 직사각형 모양이다.
하지만 3차원 케이블은 주탑에서는 폭이 좁지만 다리 중간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항아리 형태다.
한 현장 관계자는 "다리가 정면에서 봤을 때 X축(상판)과 Y축(케이블) 방향으로만 설계된 것이 아니라 Z축도 적용됐다는 점에서 3차원 케이블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3차원 케이블 공법을 통해 노량대교는 강한 바닷바람으로 인한 흔들림을 줄일 수 있다.
노량대교 건설 사업은 이같은 신기술이 대거 접목된 고난도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공사 기간 9년간 단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 남해대교는 1973년 완공 당시 국내 최초의 현수교이자 동양 최대의 현수교로 '한국의 금문교'라는 유명세를 타면서 일대 관광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어느덧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로 최대 하중 32.4t의 통행 제한이 있는 불편한 다리가 됐다.
노량대교가 준공됨에 따라 남해대교는 관광객이 걸어서 이용하며 자연경관을 조망하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문 소장은 "세계 최초로 적용된 경사 주탑과 3차원 케이블을 순수 우리 기술력으로 완공해 노르웨이 등 해외 선진국에서 기술 공유를 요청받기도 했다"며 "9년간의 고난도 현수교 공사를 무재해로 끝낼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다리는 국토부가 전남 고흥부터 경남 거제까지 남해안 해안도로에 구축하는 관광루트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한명희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은 "노량대교는 남해안 관광벨트의 중요한 연결부"라며 "지역의 중요한 관광 자원으로서 국토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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