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 성폭행 혐의' 인도 주교 구속…교황청, 직무정지 조치(종합)
2014∼2016년 사이 13차례 성폭행 혐의…주교는 "날조" 혐의 부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수녀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인도 주교가 구속됐다.
교황청은 이 주교에 대해 당분간 교구 직무에서 손을 떼게 했다.
21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코 물라칼 주교는 수녀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이날 구속됐다.
물라칼 주교는 최근 인도 남부 케랄라 주에 사는 한 수녀를 2년간 13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19일부터 사흘 연속 주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케랄라 지역 수녀들과 교계 관계자들은 주교의 체포를 요구하며 지난 열흘가량 시위를 벌여왔으며, 경찰의 조치를 환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인도 천주교 주교회의는 20일 성명을 통해 교황청이 교구 사목 업무를 일시 정지해 달라는 물라칼 주교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대신 아그넬로 루피노 그라시아스 전 주교가 물라칼이 관할하던 인도 북부 펀자브 주 잘란다르 교구 업무를 맡게 했다.
앞서 케랄라 주의 한 수녀는 물라칼 주교에게 2014∼2016년 사이 13차례 성폭행당했다고 최근 폭로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인도 주재 교황청 대사 등에게도 관련 내용을 편지로 보냈고, 지난 6월에는 경찰에 고소장도 제출했다.
이 수녀의 동료들은 지난 13일 케랄라 고등법원 앞에까지 나아가 시위하면서 물라칼 주교를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물라칼 주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날조된 이야기로 교회에 대한 음모"라고 반박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라칼 주교는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번 사건에 대응해 나갈 시간이 필요하다"며 "잠시 주교직에서 물러나게 해달라"는 편지를 쓴 바 있다.
결국, 물라칼 주교의 요청을 교황이 받아들인 형식이지만, 수녀들은 교황청이 물라칼 주교를 상대로 의미 있는 조치를 한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물라칼 주교의 체포를 주장한 수녀 중 한 명은 힌두스탄타임스에 "우리는 행복하다. 교황청이 마침내 우리의 기도를 들어줬다"며 "이번 조치는 우리의 투쟁과 관련한 첫 번째 승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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