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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뚱뒤뚱' 부모님 걸음걸이는 '척추·관절건강' 가늠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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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뚱뒤뚱' 부모님 걸음걸이는 '척추·관절건강' 가늠쇠"
허리 굽힌 채 걷고, 쪼그린 채 쉬기를 반복하면 '척추관 협착증'
절뚝거리고 걷기 힘들어하면 '퇴행성 관절염' 의심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추석 명절은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했다면 이 시간을 활용해 부모님 건강을 살펴보면 어떨까. 부모님과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면서 걸음걸이만 자세히 살펴봐도 관절·척추질환을 가늠해볼 수 있다.
◇ '척추관 협착증' 60세 이상 발병률 80.7%
잘 걸으시던 부모님이 허리를 굽히고 걷거나,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며, 쪼그리고 앉아서 자주 쉰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진 상태에서 신경이 눌려 다리, 엉덩이, 허리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몸을 바로 세우면 비대해진 인대나 관절, 가시뼈들이 수평으로 척추관을 압박하게 되고, 반대로 허리를 숙이면 일시적으로 신경통로가 넓어진다. 이 때문에 허리를 숙여 굽히거나 쪼그려 앉으면 통증이 완화되고 허리를 똑바로 펴면 통증이 심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척추관 협착증은 지난해 기준으로 60세 이상 발병률이 80.7%에 달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많았다.
강북힘찬병원 백경일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관 협착증은 참고 있으면 다시 좋아지는 질환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점차 악화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지만 운동하거나 걸어 다니기가 힘들고 자주 쉬어야 한다면 진찰을 받고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척추관 협착증은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이기 때문에 퇴행성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평소 생활습관 개선과 운동 등으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출 수는 있다. 허리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을 피하고,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누워서 허리를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양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드는 자세를 10초간 유지하는 동작이 허리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허리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똑바로 누워 자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 다리 사이에 베개나 쿠션을 끼면 허리통증을 줄일 수 있다.

◇ '퇴행성 관절염', 앉았다 일어나기 힘들고 무릎서 '뚜둑' 소리도
걸음걸이가 절뚝거리고, 계단 오르기를 힘겨워하거나 아예 걷기를 꺼리신다면 퇴행성 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 잠시 앉았다가 일어날 때 무언가를 잡거나 기대지 않으면 잘 일어서지 못하거나, 움직일 때 무릎에서 '뚜둑' 소리가 자주 나기도 한다.
무릎 통증 때문에 계단 오르내리기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절뚝이며 걷는 증상이 있다면 관절염 초중기를 의심할 수 있다. 무릎 관절염이 시작되면 무릎을 많이 구부리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만약 절뚝거린다면 한쪽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먼저 찾아왔을 가능성이 있다. 한쪽 다리에만 통증이 있어 걸을 때 양다리에 힘이 고르게 실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리가 'O자'로 휘어 어기적거리거나 뒤뚱뒤뚱 걷는다면 중기 이후로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한국인은 좌식생활을 하는 탓에 관절염이 진행될수록 무릎 안쪽 관절이 주로 닳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이 중기로 접어들면 다리가 휘어 오자형 다리가 된다.
통증이 심해 걸음을 거의 걷지 못할 정도면 퇴행성 관절염 말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관절이 절반 이상 마모돼 뼈와 뼈 사이가 붙어 통증과 염증이 매우 심하다. 조금만 걸어도 아프고 통증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 통증이 심해지면 운동은 물론 외출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면서 "움직임이 줄어들다 보면 근력이 약화하고 체중이 늘어나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이 더욱 심해지고, 당뇨·고혈압 등 각종 만성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빨리 치료를 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남 원장은 "말기가 아니라면 평소 가벼운 걷기, 고정식 자전거, 물속 걷기 등으로 무릎 근력을 강화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걸음걸이 느려졌다면 '근감소증', 사타구니 통증 땐 '고관절 질환' 의심
근감소증은 만성질환, 영양부족, 운동량 감소 등의 원인으로 근육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운동능력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갑자기 움직임이 둔해지며 걸음걸이가 유독 느려지는 게 특징이다.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무언가를 쉽게 놓치기도 한다.
근육량은 보통 60대부터 줄기 시작해 70∼80대에는 45∼50%까지 감소하는데,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근육량이 줄어들수록 관절이 받는 충격이 커져 관절질환이 악화하고, 낙상으로 인해 골절을 당할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하체 근육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허리를 받쳐주고 척추에 힘을 더해주는 엉덩이 근육에 신경 써야 한다. 30분 이상의 꾸준한 걷기 운동, 계단 오르기 운동이 도움된다. 다만, 운동은 본인의 근력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하는 게 바람직하다.
걸을 때 사타구니 쪽에 통증을 느끼고, 뒤뚱뒤뚱 오리걸음으로 걷거나 다리를 저는 증상이 있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은 고관절 상단부 뼈가 괴사하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 퇴행성 고관절염, 고관절 주위의 인대나 근육의 이상 등이 있다.
남창현 원장은 "양반다리를 하거나 다리를 꼬고 앉았을 때 가랑이가 찢어지는 듯 아프고 다리가 욱신거리거나 사타구니에 통증이 있다면 일단 고관절 질환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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