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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하는밴드 "10년간 청춘 함께해준 여러분,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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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하는밴드 "10년간 청춘 함께해준 여러분, 고마워요"
29∼30일 홍대 벨로주에서 10주년 공연
탈퇴한 황수정·백가영도 참여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인디밴드 '좋아서하는밴드'(이하 좋아밴)가 10주년을 맞았다.
초창기 이들의 음악 마디마다 싱그러운 여름이 깃들었다면, 이젠 가을의 불면도 언뜻 내비친다.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내는 섬세한 관찰력은 여전하다.
데뷔 10주년 공연 '좋아밴은 열살!'을 준비 중인 좋아서하는밴드를 최근 마포구 서교동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막 합주를 마치고 나온 멤버들에게 10주년 소감을 묻자 "벌써 그렇게 됐나"라며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웃었다. 지난 2월 출산해 엄마가 된 안복진(32)은 생기발랄한 표정이었다. 흔한 대답이지만 시간이 묻어났다.
밴드는 2008년 4월 20일 우연히 결성됐다. 조준호(34)가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에서 3곡을 부르게 됐고, 중앙대 동문인 손현(37)과 음악 동료인 안복진에게 세션으로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처음엔 밴드 이름도 없었다. 멤버들은 "아르바이트 겸 갔다가 눌러앉게 됐다"고 웃으며 그때를 회상했다. 버스킹을 하며 거리를 누볐고, 음악이 좋아서 만났다는 명쾌한 이유로 팀명을 붙였다.
작사·작곡·편곡을 직접 하는 세 멤버가 만든 음악은 집마다 다른 김치맛처럼 저마다 독특한 이야기를 담았다. 섬세한 노랫말과 세련된 편곡이 20~30대 젊은 음악팬을 사로잡았다. 2009년 '신문배달'부터 올해 '0집'까지, 10년간 총 7장의 싱글과 미니앨범 4장, 정규앨범 3장이 나왔다.



숱한 밴드가 반짝 탄생했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홍대. 이토록 오래 팀을 지킨 비결은 무엇일까.
"가족이 아닌 소중한 직장 동료로 대한 덕분인 것 같아요. 진짜 가족에겐 말도 안 되게 화를 낼 때도 있잖아요. 간혹 너무 가까워져서 감정적인 갈등이 음악을 방해할 정도가 되면, 잠시 떨어져서 시간을 가졌죠. 가장 중요한 건 '함께 음악하는 것'이라는 공감대와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사내 연애'도 없었다. 사내 연애 여부와 관계없이 10년 가는 밴드가 많지 않지만, 일단 사내 연애를 하면 끝이 좋지 않더라"고 농반진반 덧붙였다.
아픔도 있었다. 원년 멤버 황수정이 2010년, 황수정 자리에 영입한 백가영이 2014년 탈퇴해 독립한 것. 밴드는 이후 새 멤버 충원 없이 3인조 체제를 유지했다.
조준호는 "공개적으로 이런 말 한 적이 없었는데, 사실 멤버들이 떠날 때 가장 힘들었다. 역설적으로 제가 이 밴드를 정말 사랑하고 지키고 싶어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당시엔 붙잡으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며 "하지만 나쁜 일로 떠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음악을 잘 하라고 응원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오는 29∼30일 홍대 벨로주에서 열리는 10주년 공연 '좋아밴은 열살!'에는 깜짝 게스트가 출연한다. 황수정과 백가영이 그 주인공이다. 어떤 노래를 준비했냐고 묻자 밴드는 "아직은 비밀"이라며 웃어 보였다.
손현은 "좋아서하는밴드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오랜 친구들과 밴드의 10살 생일파티를 하는 셈"이라며 "팬들에게 옛 멤버들과 한 무대에 선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말했다.
안복진은 "작사, 작곡한 사람이 가창까지 하는 밴드의 원칙상 두 사람이 떠난 뒤로 부르지 못한 좋은 노래가 많았다"며 "오랜만에 들려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좋아서하는밴드는 팬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꼭 전해달라고 했다.
"20년, 30년 더 음악을 하겠다는 말은 저희 입으론 감히 할 수 없는 얘기예요. 노래를 만들 때마다 행복해하며 들어주던 여러분이 계셨기 때문에 10주년도 가능했거든요. 아무도 듣지 않는 음악을 만들었다면 쓸쓸했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성실히 음악을 하겠습니다. 우리와 청춘을 함께해준 여러분에게 꼭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티켓은 멜론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전석 5만원.
☎ 웨스트브릿지 02-325-6690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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