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평등 명절…"가족 모두가 즐거워야죠"
차례 대신 가족별 음식 만들어와서 나눠 먹기…가족여행·외식도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창원에 사는 박모(70) 씨 가족은 최근 가족회의를 열고 올해 추석부터 차례를 생략하기로 했다.
가족회의는 스마트폰 앱인 카카오톡으로 연결한 '가족 단톡(단체 카톡)'으로 결정했다.
차례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장시간 차례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컸다.
명절마다 시가에서 차례 음식을 준비할 걱정에 전전긍긍하던 박씨 며느리들은 대환영이다.
아들들은 시가에서 명절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아내 모습을 보지 않아 한결 마음이 놓였다.
3남 1녀인 박씨 가족은 차례 대신 가족별로 각자 명절에 주로 즐기는 음식을 간소하게 만들어와 함께 나눠 먹기로 했다.
박씨 삼 형제 내외는 추석 연휴에 함께 스크린골프와 온천도 즐기기로 했다.
박씨는 "명절 하루 전날 종일 차례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올해부터는 모든 가족이 좀 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평등 명절을 만들자는 가족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진주에 사는 김모(69)씨 가족은 닷새간의 긴 황금 추석 연휴를 맞아 오는 23일 2박 3일 일정으로 둘째 아들이 사는 제주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명절마다 제주도에 사는 둘째 아들 내외가 고향인 진주로 찾아왔는데 이번 추석엔 김 씨 부부가 첫째 아들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가기로 한 것이다.
여행 기간에 추석이 있지만 지난 8일 일찍 성묘를 다녀와 한결 부담이 덜하다.
전체 여행 일정은 제주도에 사는 둘째 아들 내외가 짰고 식사도 현지에 맛있는 특산요리를 골라 먹기로 했다.
창원시가족봉사단은 지난 15일 창원시 대동백화점 하늘 거리에서 가족 단위 시민 400여명이 참여해 명절 문화 체험장을 운영했다.
봉사단은 사전행사로 평등 명절 실천을 위한 가두 캠페인을 벌이며 행복한 명절 보내기를 위한 우리 가족 명절 실천 약속을 담았다.
최병운 창원시가족봉사단장은 "명절에 일할 때와 쉬는 시간을 함께하면 모든 가족이 활짝 웃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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