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선언] 시민단체 "핵 없는 한반도 향한 중요한 결실"(종합2보)
보수단체 "비핵화 관련 진전 없어…김정은 서울 방문, 국민적 합의 필요"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19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동력이 마련됐다며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보수 성향 시민단체는 여전히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빠졌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공식 논평을 내고 "이번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을 얻게 됐다"며 "남북은 관계 복원에 더욱 속도를 내며,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를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를 약속했다. 전쟁 위협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또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와 철도 연결 합의에 대해서도 "단순한 경협 사업의 재개를 넘어 70년 넘게 단절됐던 남과 북을 연결하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 역시 논평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남북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중요한 결실을 맺었다"며 "남북은 평양공동선언에서 실질적인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갈 실질적인 조치들에 포괄적으로 합의하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군사 분야 합의를 통해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연습 중단, 북방한계선 일대 완충수역 설정,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남북의 군사적 신뢰 구축의 튼튼한 토대를 마련했다"며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의 제도화에 합의한 것 역시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적 폐기 합의, 북한의 영변 핵시설 영구적 폐기 의지를 끌어낸 문재인 정부의 중재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제 미국이 북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 제재 해제, 종전선언 등 성의 있는 조치를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비핵화와 관련해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이번 합의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판문점 선언)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다면 본질적인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특히 "북한의 플루토늄이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현황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며 "북한의 핵무기 현황에 대한 신고와 비핵화 검증 없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은 레토릭(수사)일 뿐 비핵화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반북(反北)성향 단체들은 김 위원장이 조만간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우려하면서 실제 오게 되면 대규모 반북 집회를 보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300여개 우파단체 모임인 '자유대연합'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한반도에 합법적인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가 유일하다"면서 "김정은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원수가 아닌데, 그렇게 대우하며 초청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이 국민적 합의 없이 빠르게 질주하기만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선열들, 혹은 장애나 상처를 안은 국가유공자들에게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한국을위한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인 서경석 목사는 "김정은이 서울에 오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환영한다"면서 "북한 정권에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수십만명 모여 집회를 벌일 텐데, 직접 그 모습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수뇌부 모두가 반북 데모를 보면서 자유라는 것, 민주주의라는 것이 저렇게 자기 의사를 얼마든지 표출할 수 있는 것이구나 하고 절절히 깨닫고 가야 한다. 그런 과정이 민주주의의 발전이고, 역사의 진전"이라는 의견을 냈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