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서 목소리 높이는 美매파…"새 보복관세 타협여지 없어"
FT "2천억 달러 관세는 새로운 차원의 대중 적대감 드러낸 것"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 백악관의 매파들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점차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천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조치는 거의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자 기사를 통해 지난 5월 미·중 고위급 대화가 양국의 무역갈등에 대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공격적인 대결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대중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며, 따라서 협상의 여지를 거의 남겨 놓지 않았다고 FT는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2천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천745개 품목에 24일부터 10%, 내년 1월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은 18일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5천207개 품목에 5∼10%의 관세를 24일부터 부과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보복관세의 세율이 10%로 결정됨에 따라 일견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을 주축으로 하는 '비둘기파'가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FT는 지적했다.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발표 시점이 비둘기파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빠른 데다, 3개월 후인 내년 1월 1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같은 매파들이 주장했던 안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발표하면서 중국이 보복할 경우 2천67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만약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미국)는 즉시 (관세) 3단계를 추진할 것"이라며 "(3단계는) 추가 수입품 약 2천67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라고 밝혔다.
루퍼스 예르샤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 회장은 "누구도 이것(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모른다"면서 "무역전쟁이 매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매파들은 중국이 결국 미·중 무역전쟁에서 굴복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들은 관세야말로 중국을 굴복시킬 수 있는 최선의 무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한편 지적재산권 침해와 같은 불공정한 관행을 없애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한 중견 관리는 "우리는 중국이 행동방식을 바꾸고 우리가 제기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원한다"면서 "우리가 중국에 대해 원하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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