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안 듣게 하는 '돌연변이 바이러스' 신속 검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기 분자 발굴…종이 기반 키트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위해요소감지 BNT연구단 정주연·임은경 박사 연구팀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의 광범위한 사용에 따라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 출현이 증가하고 있다.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는 대부분 'H275Y'형 돌연변이체다.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단백질(뉴라미니데이스)의 아미노산 하나가 변이된 형태다.
뉴라미니데이스 단백질은 증식한 바이러스가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돕는다.
타미플루 효능은 이 지점에 있다. 뉴라미니디아제 효소 기능을 차단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그런데 뉴라미니데이스에 변이가 발생하면, 타미플루 기능은 떨어지게 된다.
타미플루 내성 보균자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분류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 건 이 때문이다.
기존 진단법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하는 기술에 집중되어 있지만, 검체 확보에서 진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구팀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표면에서 변형 뉴라미니데이스에 결합하는 유기 분자를 발굴했다.
뉴라미니데이스 효소 활성 반응과 모델링 분석을 거쳐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에 매우 높은 결합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특정한 금 나노 입자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표면 뉴라미니데이스 단백질 결합에 따른 응집 현상을 검출에 활용했다.
실제 금 나노 입자 색 변화를 통해 맨눈으로 바이러스를 살필 수 있었다.
해당 유기 분자를 종이 기반 바이오 검출장치(측방 유동 면역 크로마토그래피)에 적용한 게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신속 진단 키트다.
소량의 체액(콧물) 만으로도 10분 안에 별도 분석 장비 없이 신속하고 간편하게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타미플루 감수성·내성 바이러스가 혼합된 조건에서도 내성 바이러스 농도에 따라 검출선 진하기에 차이가 나타났다.
임은경 박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 키트나 임신 테스트기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다"며 "타미플루 유사체는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달 29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