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안보리, '제재 지렛대'로 北비핵화 성과 기대
英·네덜란드·스웨덴, 北 결단 촉구…카자흐 "인내심 갖고 해법 찾아야"
(유엔본부=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은 17일(현지시간) 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여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안보리는 대북제재 위반을 논의하기 위해 9월 순회 의장국인 미국의 요구로 긴급 소집됐다. 18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이행을 놓고 거센 설전을 이어간 가운데 나머지 상임·비상임 이사국들은 대북제재의 엄격한 이행을 지렛대로 평양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차오쉬(馬朝旭) 중국 대사는 "한반도 상황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대화를 통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미 직접 대화를 지지하고, 남북도 지속적인 대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평양에서 열리는 회담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카렌 피어스 영국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을 환영하고, 북한의 단호한 비핵화 조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카렐 반 오스터롬 유엔대사는 "북한은 여전히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하면서 전 세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동시에 불법 환적을 비롯해 외교관의 금융제재 회피, 중동 지역 무기밀매까지 제재 망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는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과 가능성이 열려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올라프 스코그 스웨덴 대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언급한 뒤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는데 단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적 해법을 찾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대화도 지속해야 한다"면서 "남북 간 지속적인 대화와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산가족 상봉 논의 역시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밖에 쿠웨이트와 볼리비아, 코트디부아르, 페루, 에티오피아 등 다른 이사국 대사들도 평양정상회담의 성공적 결과를 기대했다.
과거 핵보유국이었던 카자흐스탄의 카이라트 우마로프 대사는 "오늘날 한반도의 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호의적으로 개선됐고 선의와 상호이해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카자흐스탄도 복잡한 비핵화의 경험이 있다. 인내심을 갖고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태열 유엔주재 대사도 당사국 대사 자격으로 참석해 "함께 굴러가는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제재 이행과 외교는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보다 의미있는 조치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증명해야 하고 체제 보장과 밝은 미래로 이어지는 '기회의 창'을 잡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