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버노 성폭행 미수' 피해자, 의회 증언 이뤄지나…파문 확산
피해여성 변호사 "증언 의사 있다" …20일 인준표결 연기 가능성
백악관 "증언 청취할수 있지만 인준 절차 늦춰선 안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미수 의혹과 관련, 피해 여성이 의회에서 직접 공개적으로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17일(현지시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당초 20일로 예정된 상원 법사위 인준 표결절차의 연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 작업이 여야 간 대치 속에 진통을 겪고 있다.
고등학생 때인 1980년대 초 캐버노 지명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전날 공개적으로 폭로한 크리스틴 포드의 변호인인 데브라 캐츠 변호사는 이날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포드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일도 감수하고 할 의향이 있다"며 포드가 법사위에서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캐츠 변호사는 또한 포드가 캐버노의 당시 공격에 대해 '강간 미수' 라고 생각한다며 "그녀는 캐버노가 극도로 만취한 상태만 아니었다면 실제로 성폭행을 당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캐츠 변호사는 캐버노의 지명 철회 여부에 대해 포드가 특별한 입장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 "이번 공개는 정치적으로 동기가 부여된 행동이 아니다. 그녀는 당초 이 사건을 공개하길 꺼렸다"고 설명했다.
캐츠 변호사는 ABC 방송 인터뷰에서도 "포드가 의회의 조사 과정에 기꺼이 협력할 의사가 있지만,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유혈극'의 일부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포드는 제2의 '애니타 힐'이 되고 싶어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애니타 힐은 1991년 미국 연방대법관 인준청문회에서 당시 대법관 후보이자 자신의 상사인 클래런스 토마스의 성희롱을 고발한 흑인 여성변호사다.
백악관은 포드에 대한 증언을 충분히 청취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인준 절차 지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일단 캐버노 지명자를 '엄호'하고 있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 여성은 모욕당하거나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며 의회에서 증언이 청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 과정으로 인해 과도하게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표결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캐버노는 앞서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검증을 받은 바 있다. 그 과정은 매우 철저하다. 여러분에게 장담할 수 있다"며 옹호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백악관도 이날 오전 일찍 발표한 성명에서 "단언컨대 명백하게 혐의를 부인한다"는 캐버노 지명자의 앞선 입장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법사위는 오는 20일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이번 사건을 들어 표결 연기를 주장하고 공화당 일부도 이에 동조하고 있어 표결 전 피해 여성인 포드의 진술 청취가 현실화될지 관심을 끈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선을 밀어붙일 태세이나,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인준 전망이 안갯속인 상황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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