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민 엄마·할머니' 배우 기키 기린 별세
칸영화제 수상작 '어느 가족'서 할머니 역할
"개성파 연기로 높은 평가…존재감 보여줘"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에서 할머니 역할로 나온 기키 기린(樹木希林)이 별세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16일 전했다. 향년 75세.
보도에 따르면 본명이 우치다 게이코(內田啓子)인 그는 지난 15일 오전 2시 45분께 도쿄도(東京都) 시부야(澁谷)구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고레에다 감독의 '어느 가족'에서 할머니 역을 맡은 고인은 일본의 '국민 엄마' 또는 '국민 할머니' 배우로 알려져 있다.
원제가 '만비키(좀도둑질) 가족'인 이 작품에서 고인은 노련함과 풍부한 감성을 통해 작품에 무게감을 더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교도통신은 그에 대해 '개성파 배우'로 활약하며 독특한 조연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NHK는 그가 개성이 풍부한 연기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30대 초반이던 1974년 TBS 드라마 '데라우치 간타로 일가'에서 주인공의 어머니로 나오면서 주목받았다.
왼쪽 눈을 실명한 것을 2004년에 공개한 그는 이듬해에 유방암 수술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암이 전신에 전이되고 있다는 점도 대중에게 알렸다. 이후에도 배우활동을 계속했다.
고인은 영화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등으로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주연 여배우상을 받았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앙: 단팥 인생 이야기'에 출연했으며 고레에다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고'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남편은 가수인 우치다 유야(內田裕也), 장녀는 에세이스트 우치다 야야코(內田也哉子)다.
이날 오후 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선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잇따랐다고 NHK는 덧붙였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