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외가실향민 감회 남달라…지코·에일리 북에 K팝 소개"
대통령 헌정곡 만든 유명 작곡가…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
가수들은 대표곡 불러…'아리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연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북한은 체제가 달라 낯선 곳이지만 중요한 점은 서로 말이 통한다는 것이잖아요. 말이 멜로디에 실리는 노래를 통해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작곡가 김형석(52)은 18~20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 방북 특별수행원에 대중문화 예술인으로 참여하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정부 발표 직후인 16일 오후 전화 통화에서 "북한 방문은 처음으로, 외가가 실향민이어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음악이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고 어루만지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TV로 보며 통곡하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떠올렸다.
"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1970년대인데, 세 분이 함께 통곡해서 깜짝 놀랐어요. 어른들이 한꺼번에 우는 모습을 보긴 쉽지 않아 그 기억이 강렬히 남았죠.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외가 친척을 만난 적도 없기에 기분이 남달라요."
김형석은 방북 당일 저녁 만찬에서 가수 지코, 에일리와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그는 "북한은 공연보다 만찬을 중요시한다고 들었다"며 "삼지연관현악단이 공연한 뒤 답례로 우리 음악인들이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석의 설명에 따르면 지코와 에일리는 각기 자기 노래를 2곡씩 부르고, 김형석은 '아리랑'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피아노로 연주할 예정이다. 또 북한 가수와 함께 '심장에 남는 사람' 등 북한 가요 한두 곡을 협연할 계획도 있다.
그는 "남북이 모두 알고 있는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아리랑' 등을 피아노로 리하모나이제이션(Reharmonization)해서 새로운 코드로 들려줄 것"이라며 "우리가 아는 코드가 아니라 전혀 다른 느낌의 화성으로 연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코와 에일리의 합류에 대해서는 "북한에 지금의 K팝을 얘기해주고 싶다는 취지가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코는 아직 북한에 통용화한 장르가 아닌 힙합을 알려줄 수 있죠. 또 에일리는 북한이 아직 멜로디 위주의 발라드가 강하니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R&B를 세련되게 부르는 가수여서 함께 하게 된 것 아닐까요."
그는 "문화가 가진 힘은 감성적으로 교류한다는 측면에서 개인의 힘이 가장 극대화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음이 통하는 것이 음악이 가진 힘으로 만찬에서도 그런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문화계에서 대표적인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꼽히는 김형석은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 사열 이후 군악대 퇴장 곡으로 쓰인 문 대통령 헌정곡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를 작곡했으며,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 직후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울린 '원 드림 코리아'(One Dream One Korea)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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