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강타' 필리핀서 4명 사망…중국·라오스도 초비상(종합2보)
6m 높이 폭풍해일 예고…정전·홍수·산사태 피해 속출
"피해액 22조원…경로 유지시 중국에 134조원 피해" 관측도
(하노이·서울=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차병섭 기자 = 슈퍼 태풍 '망쿳'이 강타한 필리핀에서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dpa 통신은 15일(이하 현지시간) 필리핀 당국자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면서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리핀에서는 구조대가 정전된 피해 현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피해 보고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198km 떨어진 벵게트주 이토곤에서는 산사태 구조작업을 돕던 광부 2명을 비롯해 13살 어린이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마닐라 마리키나 강에서도 10대 소녀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망쿳은 이날 오전 1시 40분께 최고 시속 305㎞의 돌풍을 동반한 채 루손 섬에 있는 카가얀 주 해안으로 상륙했다.
이후에도 시속 260㎞의 강풍이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면서 카가얀 주를 비롯한 7개 주에 전력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등 대규모 정전과 홍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10만5천명의 이재민과 함께 주민 440만명이 정전 피해를 겪고 있고 북부 코르딜레라 지역에서만 모두 42건의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아울러 산사태와 뿌리째 뽑힌 가로수, 전신주 등으로 상당수 도로가 막혔고 주택붕괴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카가얀 주 북동쪽에서 폭풍해일이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에도 집이 무사한지 확인하려고 귀가한 해안가 주민 70명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가얀 주의 주도인 투게가라오시에 있는 공항은 강풍으로 터미널 유리가 깨지고 지붕이 파손된 탓에 전면 폐쇄됐고, 필리핀 다른 지역에서도 강한 바람 때문에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했다.
높은 파도로 선박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5천 명 안팎의 승객이 지난 14일부터 항구에 발이 묶였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은 2013년 7천3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태풍 '하이옌' 때보다 1m 높은 6m의 폭풍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몬순 강우와 겹쳐 2009년 240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온도이' 때(455㎜)보다 더 많은 550.9㎜의 집중호우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재난 당국은 해안가 저지대와 섬 주민 82만4천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지만, 실제 안전지대로 피신한 주민은 수만 명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적어도 520만 명이 태풍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고, 필리핀 적십자사는 1천만 명이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망쿳이 지나는 경로에 있는 주택 5만5천 채가량이 파손 또는 붕괴 위험에 놓여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망쿳은 이날 저녁 필리핀을 지나갈 것으로 예보됐지만, 필리핀 기상당국은 망쿳이 지나간 후에도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필리핀뿐 아니라 망쿳의 예상 이동 경로에 있는 다른 국가들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필리핀을 지나 시속 25km의 속도로 서진한 망쿳은 중국 남부와 홍콩으로 향할 전망이다.
신화 통신은 또 17~18일 사이 망쿳과 또 다른 태풍 바리자트가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라오스의 북부와 중부 지역은 호우 경계경보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밖에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소재 엔키 리서치의 재난 모형 설계자 척 왓슨을 인용해 망쿳이 현재 진로를 유지할 경우 중국과 홍콩에 1천200억 달러(약 134조3천4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망쿳에 따른 필리핀의 피해액이 국내총생산(GDP)의 6.6%인 200억 달러(약 22조 3천900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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