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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發 철도·비행기 중단할 수도" 佛 '노딜 브렉시트' 경고
프랑스 루아조 장관 "자녀 안다치는 이혼 불가능"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가 현실화할 경우 영국과 유럽을 잇는 고속철도 유로스타 운행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프랑스의 경고가 나왔다.
나탈리 루아조 프랑스 EU 담당 국가비서(장관급)는 13일(현지시간) 런던 소재 채텀하우스(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연설에서 '눈가리개(blindfold) 브렉시트'에 대한 프랑스의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는 영국이 EU를 떠날 때까지 핵심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노딜 브렉시트를 말한다.
루아조 장관은 유럽 단일시장을 지킬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내년 3월말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긴급 입법안을 몇주내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전대책 부재시 유로스타 열차가 프랑스 땅으로 넘어오는 길에 운행이 중단되거나 영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프랑스 상공에 도착하는 것이 금지될 실질적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루아조 장관은 "내년 3월30일 아침에 일어나 우리 국민과 기업에 '글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노 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영국과 EU는 공식 통보일로부터 2년간 탈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만약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2019년 3월 29일에는 영국이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영국은 '노딜 브렉시트'시 자국 항공기들이 EU 회원국의 상공을 비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문제에 특히 신경쓰고 있다. 최근 영국 교통부가 EU 회원국들에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항공, 화물수송에 대한 별도의 협상을 하자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협상 수석 대표의 분노를 촉발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전날 노딜 브렉시트시 영국인이 유럽에서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하며 휴대전화 로밍에 추가 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의 추가 지침을 발표했다.
루아조 장관은 "앞으로 영국과 EU 27개국의 미래 관계와 관련해 권리와 의무의 균형에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세부 내용이 나중에 마련되겠지만 영국이나 EU 27개국 모두가 결별의 순간에 미래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호한 채로 남겨져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루아조 장관은 "우리 국민과 기업들에 이 점을 명확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이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은 영국과 EU의 미래 관계를 추상적으로 규약하는 정치 선언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시간 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협상을 거부하는 보수당 내 유럽 회의론자들에 의해 축출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브렉시트 협상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의 국경문제까지 아우르는 법적 구속력 있는 탈퇴 합의와 함께 미래 관계에 대한 선언도 포함하고 있다.
루아조 장관은 아일랜드 국경문제의 중요성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무책임하다고 공박했다. 그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기 위한 법적 보조장치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내년 3월 30일 아침에 아일랜드 동료들에게 '해결책이 없다. 다시 하드 보더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드 보더'란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을 확인하거나 통관 절차를 밟도록 해 사람과 물건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약받는 것을 말한다.
루아조 장관은 이와 함께 영국과 EU가 자녀들이 다치지 않는 이혼을 시도해왔지만 "양측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내년 3월 이후로 협상이 연장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이와 관련된 어떤 질의도 영국 정부나 의회로부터 제기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관점이 제시된다면 연구해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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