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내버스 '파업 초읽기'…노조 마지막 조정안 놓고 투표
부결되면 파업 돌입, 포항시 전세버스 169대 대기 중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 시내버스 노동조합의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3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의 유일한 시내버스 업체인 코리아와이드포항 노동조합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경북지노위)가 제시한 3차 조정안을 놓고 13·14일 이틀간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포항시 북구 양덕동 시내버스차고지의 한 시내버스 안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대기 시간을 활용해 찾은 노조원 발길이 이어졌다.
이 회사 노조는 회사 측과 20여 차례 벌인 임금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경북지노위에 쟁의행위 조정 신청을 냈다.
노조는 경북지노위의 2차 조정안을 부결한 데 이어 마지막으로 3차 조정안을 놓고 투표에 들어간 상태다.
이번에도 부결되면 노조는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사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무여건 변화와 임금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지금까지는 노선버스의 경우 근로시간 특례업종이어서 노사 간 합의만 하면 연장 근로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300인 이상 사업장인 코리아와이드포항의 경우 2019년 7월 1일부터 주당 52시간 법정 근로시간을 지켜야 한다.
이에 노사는 주당 근무시간이 52시간이 넘는 격일제 근무 대신 1일 2교대제로 바꿔 주당 52시간 근무를 지키기로 합의했다.
다만 사측은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임금 유지를 요구해 팽팽하게 맞섰다.
노조가 요구하는 월 평균 임금은 323만3천여원인데 비해 회사는 269만6천여원을 제시해 53만7천원 가량 차이를 보이면서 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조정 과정에서 양측이 제시한 임금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운수노동자 다 죽이는 근로 단축 입법은 개악이다'란 현수막을 양덕차고지에 내걸었고 대부분 버스에 '임금보존쟁취'라고 쓴 현수막을 걸고 운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3차 조정안이 부결되면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는 노조가 파업하면 전세버스 169대를 투입해 비상수송에 들어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포항시내버스 노조는 성원여객 시절인 2005년 10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37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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