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BS 간판PD 성추문 조사중 해고…CEO·앵커 이어 세번째
'60분' 책임PD 제프 페이거…사내 성추문 일파만파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잇따른 고위층 성 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지상파 방송사 CBS에서 또 한명의 고위층 인사가 회사를 떠났다. 앵커, CEO에 이어 간판 PD까지 벌써 3명째다.
CBS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의 책임 프로듀서 제프 페이거가 성추문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중 해고됐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페이거는 파티에서 여성들의 몸을 더듬고 직장 내 성폭력을 방치했다는 혐의로 외부 로펌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데이비드 로우즈 CBS 사장은 페이거의 해고가 성추행 의혹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며, 회사의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페이거의 낙마는 CBS의 유명 뉴스앵커 찰리 로즈와 CBS 최고경영자(CEO) 레슬리 문베스의 성추행 및 성폭력 혐의로 물러난 데 뒤이은 것이다.
CBS 뉴스의 제리카 던컨 기자는 페이거의 성추행 의혹에 관한 기사를 쓰기 시작했을 때, 페이거로부터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에서 페이거는 "나를 해하려다 실직한 사람들이 많다"며 "충분한 근거 없이 나에 대한 의혹들을 전한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이 부적절한 메시지로 인해 페이거는 해고됐다.
그는 12일 성명을 통해 "내 표현이 가혹했다. 기자들은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가혹한 요구들을 종종 받기 마련이지만, CBS는 그런 것을 싫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국에서 36년을 일했는데 쪽지 하나로 잘릴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해고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페이거는 2003년부터 '60분'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아왔다.
페이거는 그간 자신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부인해 왔다. 페이거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남성 직원들을 보호하고 회사 파티에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방식으로 직원들을 만졌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해임 조치와는 별도로 페이거에 대한 로펌의 조사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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