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北 비핵화 대가로 집단적 체제안전보장이 바람직"
동방경제포럼 회의서 밝혀…"김정은, 편리할 때 언제든 방러 가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미국 한 나라만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집단으로 북한 체제에 대한 안전보장을 해 주는 것이 적절한 방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에 참석해 토론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체제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핵강국들이 참여하는 그런 보장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 협상(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참여자이긴 하지만 만일 북한이 미국의 (체제 안전) 보장만으로도 만족한다면 우리는 그것도 좋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려울 것이며 내 생각에는 이 경우에 국제적 보장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을 포함한 핵강국들이 함께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가 이란 핵 합의와 같이 미국에 의해 파기될 가능성에 대해 "물론 그러한 위험이 항상 우리를 조심스럽게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아무 일도 하지 않거나 전진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란 핵 합의의 경우 직접 협상에 참여한 나라는 미국과 이란이라면서 "우리는(미국을 제외한 유엔 안보리 4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동행했고, 솔직히 내막을 밝힌다면, 협상 과정을 지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 두 나라가 주도한 이란 합의와 여러 나라가 동참하고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는 일정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초청을 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제든 편리한 때에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회의 진행자의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그를(김 위원장을) 초청했다. 따라서 그는 편리한 시간에 아무 때나 (러시아에)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했던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지난 10일 "그는(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응할 의사가 있으며, 조만간 미루지 않고 푸틴 대통령 일정에 따라 러시아를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김 위원장의 방러가 성사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이 9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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