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햇빛 본 진주성 외성…축조 원형 그대로 유지(종합)
길이 100m·높이 최대 4m, 촘촘하고 견고하게 쌓아
진주대첩 기념광장 예정부지서 발굴, 조성사업 수정·재검토 불가피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사적 118호 진주성 외성(外城·성밖에 겹으로 둘러 쌓은 성) 일부가 100년 만에 햇빛을 봤다.
한국문물연구원은 경남 진주시 본성동 10-4 일원 진주성 촉석문 앞 진주대첩 기념광장 조성 예정부지에서 흙더미에 묻혀 있던 진주성 외성 일부를 발굴했다고 11일 밝혔다.
발굴된 진주성 외성은 조선후기 남쪽성벽에 해당하는 것으로 진주성 동편과 인접한 곳이다.
외성 성벽 규모는 길이 100m, 너비 6∼7m, 높이는 최대 4m다.
외성은 대체로 해발 26m에서 성벽 상부가 드러나고 최하 23m까지 성벽 기단이 노출돼 있었다.
발굴한 외성은 거의 원형이 드러날 만큼 보존 상태가 뛰어나고 촘촘하고 견고하게 쌓았다.
외벽 축조방법은 길이 100㎝ 이상의 장대석으로 지대석을 눕혀놓고 그 위에 약 20㎝ 안쪽으로 대형 기단석을 세워 쌓은 후 작은 할석으로 빈 공간을 메우는 형식이다.
이런 축조방법은 밀양읍성, 기장읍성 등과 같다.
성벽 아래에서는 임진왜란 이전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돌도 발견돼 학계 관심을 끌고 있다.
조사단은 지난해 11월 시굴조사에서 기단석(基壇石·건물 기초가 되는 단을 쌓은 돌)이 드러나면서 외성 존재 가능성이 큰 것을 확인했다.
진주성 외성은 임진왜란 때 허물어졌는데 발굴된 외성은 조선 후기 복원된 성벽으로 추정된다고 발굴단은 설명했다.
조사단은 "외성은 비교적 저지대에 위치해 허물어지지 않고 이후 축조한 원형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조사단은 또 "나머지 외성이 있던 자리는 일제 강점기에 허물어 매립하고 시가지가 조성되면서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외성 발굴은 진주성 외성 규모와 축조수법, 축조 시기 등을 규명할 중요 자료를 제공해 진주성 실체를 밝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성 발굴로 진주성 앞터에 조성하려던 진주대첩 기념광장 조성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사업지 발굴조사 면적은 1만5천489㎡다.
시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외성 보존과 기념광장 조성사업에 대한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중요 자료인 진주성 외성이 발굴된 만큼 진주대첩 기념광장 사업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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