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쟁이' 푸틴은 못 말려…아베와 정상회담도 '2시간 30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외교 무대에서 상습적으로 지각하며 외국 정상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일 정상회담에서도 늦었다.
11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러일 정상회담에서 2시간30분 지각을 했다.
통신은 '상습지각자'인 푸틴 대통령이 늦게 나타나 정상회담이 그만큼 늦게 시작됐다며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을 계속 기다려야 했고 이 때문에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지각하며 아베 총리를 기다리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6년 12월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할 때는 일본에 늦게 도착해 3시간이나 지각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 만날 때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배경을 놓고 상대의 기를 꺾으려는 의도적인 전략이라는 분석과 원래 게으른 성격이라는 설명이 엇갈린다.
그는 2012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 때는 4시간,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 때 4시간 15분 각각 늦게 나타났고,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때는 35분 늦었다.
또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1시간 45분 지각했고, 작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도 34분 늦게 나타났다.
한편, 10일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해산물 양식 등 5개 항목을 대상으로 하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공동경제활동 추진 로드맵에 합의했다.
다만 쿠릴 4개섬과 관련해 아베 총리가 "우리들 손으로 문제에 반드시 종지부를 찍자"고 적극성을 보인 반면 푸틴 대통령은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해결책을 모색할 용의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해 온도차를 드러냈다.
두 정상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연대하자고 목소리를 모았다.
bkkim@yna.co.kr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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