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회, 신공항 '원안' 강행 강력 반발…비난 결의·삭발
"국토부 발표 시민에 대한 배신·속임수", 부의장 "가야왕도가 소음왕도 될 판"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국토교통부에서 김해신공항 활주로 등을 원안 그대로 추진키로 한 것을 놓고 소음과 안전 문제 등 피해 우려 지역인 김해시 의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김해시의회는 10일 오후 본회의에서 "국토부 중간발표는 김해시민에 대한 배신이요 속임수"라며 "동남권 관문공항은 전면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부의장은 5분 발언 후 삭발했다.
시의회는 이날 결의문에서 "지난 6일 국토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는 말 잔치로 사탕발림만 해놓고 소음과 안전 문제가 가득한 공항건설 방안에 대해 원안대로 밀고 나갈 것을 발표, 김해시민에 엄청난 피해와 고통·위험을 안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회는 "중요한 것은 심각한 위험과 소음피해 확대를 가져올 (기존 활주로와) 40도 각도의 신활주로 방안을 그대로 두고 공항을 확장, 기존 소음피해와 위험성을 배 이상의 비행횟수만큼 늘리겠다는데 있다."며 "또 한가지 가증스러운 것은 신공항 탓인 김해의 소음피해 가구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또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이륙 후 선회 각도를 (15도에서) 22도로 조정한다는 것은 피해주민을 서쪽으로 확대해 김해 장유지역까지 늘린다는 것 외에는 아무 소용이 없는데도 소음이 줄어든다고 기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회는 그동안 수많은 반대와 대안제시 등을 깡그리 무시하고 기존 방안을 밀고 가려는 국토부는 안하무인격이라며 성토했다.
시의회는 이어 "2002년 김해시 불암동 돗대산에 민항기가 추락해 129명이 사망한 사고를 기억한다"며 "신공항으로 확장되면 비행횟수가 배 이상으로 늘어나 (사고) 가능성이 더 커졌는데도 산을 깎지 않고 안전하게 비행한다는 국토부의 말을 믿을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김해시의회는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원점서 재검토해 소음피해와 안전상의 문제가 없는 입지에 건설할 것, 경남도지사·부산시장·울산시장은 결연한 각오로 주민 피해 없는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나설 것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김해시민과 함께 인근 지역 주민·의회와 연대투쟁, 국토부에 대한 법적 고발·감사 요청·소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공항을 저지하기로 결의했다.
한국당 소속 이정화 김해시의회 부의장은 5분 발언에서 "김해신공항 강행으로 가야왕도 김해시가 '소음왕도'로 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국토부가 핵심 내용이 같은 용역 내용을 김해시민에게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김해를 두 번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토부 용역 중간보고 후 부산광역시·울산광역시가 입장을 밝혔지만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중간보고 4일이 지나도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경남도에 대해서도 '국토부와 김해시 눈치 보기'라고 비난했다.
발언을 마친 이 부의장은 본회의장 안에서 동료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삭발을 강행하며 신공항 반대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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