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축구 A매치 유치 잇따라 무산…미숙행정 비난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시가 미숙한 체육행정으로 국가대표 축구경기대회 A매치 유치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축구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A매치를 열어 부산에서 축구 열기를 이어가려던 시도가 물거품이 된 셈이다.
부산시는 다음 달 12일 열리는 한국과 우루과이 A매치를 부산으로 유치하려던 계획을 최근 철회했다고 10일 밝혔다.
대회가 열릴 아시아드주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치를 만큼 개선되지 않았고, 대회 직전에 대규모 대중문화공연인 아시아송페스티벌이 같은 장소에서 열리기로 예정됐기 때문이다.
부산은 앞서 11일 개최되는 한국과 칠레의 A매치 대회를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기로 했으나 잔디 훼손이 심해 결국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당시에도 대회를 두 달여 앞두고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대중가수 공연을 열면서 잔디를 크게 훼손했고 이후 폭염까지 더해 잔디 괴사로 이어지면서 결국 칠레전 A매치가 무산됐다.
부산시는 칠레전에 이어 10월 12일 열리는 우루과이전을 유치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에 잔디 개선을 약속하고 유치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가 대규모 공연으로 인한 잔디 훼손을 우려해 아시아송페스티벌 일정 변경을 요구하자 이미 입장권 판매까지 마친 공연일정을 바꿀 수 없어 결국 A매치 유치 의사를 철회했다.
부산시는 우루과이 A매치까지 무산되자 아시아드주경기장 잔디 보호 대책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정기적으로 A매치 등 국제축구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2023년 AFC 아시안컵 대회도 유치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체육진흥기금으로 잔디를 복원하고 선수대기실과 사물함 등을 교체하는 등 시설을 개보수한 뒤 대한축구협회와 2019년 축구 A매치를 유치하기 위한 일정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2004년 독일전 A매치 이후 14년 만에 축구국가대표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부산시의 근시안적인 체육행정으로 무산됐다"며 "잔디 보수 계획이나 경기장 이용 일정 등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대회 유치에만 욕심낸 결과"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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