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총추위, 차기 총장선거서 투표권 행사 말라"
교수협의회 "총추위, 선거 관리에만 집중해야"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서울대 교수들이 총장 후보 낙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총장추천위원회가 차기 총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5일 촉구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대 교협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장 재선출 과정을 바라보는 서울대 교수협의회 입장'을 발표했다. 교협이 지난 7월 강대희 총장 후보 사퇴 이후 공식 입장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협은 "총추위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총추위원들이 총장 선출 이후 본부 보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면서 "예비후보 5인에서 후보 3인을 선정할 때 25%의 비율로 반영되는 총추위의 투표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고 요구했다.
서울대 총장 선거 관리 역할을 하는 총추위는 대학 심의기구인 평의원회에서 27명, 이사회에서 3명을 추천해 총 30명의 총추위원으로 구성됐다.
총추위는 총장 선거에 등록한 후보 중 5명을 예비후보로 선정하고, 5명의 예비후보 중 이사회에 추천될 3명을 선정하는 투표에도 참여한다.
학생·교수·직원 등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과 총추위가 각각 5명의 예비후보를 두고 투표를 진행, 3명을 선정한다. 정책평가단 75%, 총추위 25%의 비율로 평가의견을 합산해 3명이 결정된다.
교협 관계자는 "총추위원들이 총장 선거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차기 총장이 취임한 뒤 총장이 임명하는 본부 보직 교수를 해서는 안 된다"며 "공정성을 위해 투표에도 참여하지 말고 선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협은 "현재까지 책임 회피로 일관해 온 총추위 위원장은 최종후보 사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총장 관리 기구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의 근본 원인은 총장선거제도 자체의 불완전성"이라며 "특히 총추위 책임자는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상식을 벗어나 무책임한 자세로 대학구성원들의 '민의'를 무시한 독선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 관련 기관들은 총장 부재의 혼선 상황 심화를 구실로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학내 구성원들의 제안을 외면하고 있다"며 "총장 선출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총장 최종후보였던 강대희(56) 의과대학 교수는 성추행·논문표절 의혹으로 7월 6일 후보를 사퇴했다. 총추위는 6일 총장 후보 모집 공고를 내고 차기 총장 선거를 공식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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