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재판관여'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내일 소환
행정처와 '재판지연 실행' 논의 정황…압수수색 영장은 기각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소송과 관련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양승태 사법부와의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6일 오전 10시 소환해 조사한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앞서 2013년 12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관련 부처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등을 공관에 불러 회동한 뒤 청와대와 법원행정처가 강제징용 소송을 두고 긴밀하게 협의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해왔다.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협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던 2012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거나 재판을 지연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곽 전 비서관은 김 전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징용소송이 청와대 의중에 따라 진행될 수 있도록 세부 실행계획을 행정처와 협의하는 등 재판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 상대이자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의 대리인이 법원행정처 등과 교감 속에 소송위임장 제출을 늦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와 외교부, 전범기업 측이 물밑 작업을 벌여 고의로 심리불속행 기간을 넘긴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곽 전 비서관과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전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실 판사, 일본 전범 기업을 대리한 변호사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범죄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사유로 기각됐다.
대법원 역시 이 소송의 절차가 담당 재판부의 자체 검토와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며 재판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복수의 대법관들이 비서실장 공관회의에 직접 참여해 재판에 대해 보고하고 대법원이 외교부와 시나리오에 따라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겠다는 협의까지 한 것이 확인된 상황인데 이제 와서 어떻게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영장 기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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