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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투기심리 꺾으려면 공급대책 가시화 속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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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투기심리 꺾으려면 공급대책 가시화 속도 내야

(서울=연합뉴스)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초강력 재건축 규제와 다주택자 중과세, 대출규제 등 투기수요 억제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공급확대를 병행하는 쪽으로 당·정·청의 입장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앞장서 물꼬를 텄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호응하면서 투기수요 억제와 공급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정책이 여권에서 공감을 얻어가고 있다. 2022년까지 주택공급 물량은 충분하며 집값이 뛰는 것은 투기수요 때문이라던 국토교통부도 어쩔 수 없이 이런 흐름에 합류할 것 같다.

이 대표는 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정부가 이른 시일 안에 공급대책을 내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급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3주택 이상 가구와 초고가 주택의 종합부동산세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지 나흘만이다. 장 실장도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공급 확대를 고려하고 있으며 종부세 강화에도 공감한다며 장단을 맞췄다. 여당과 청와대에서 주택공급 확대에 공감한 만큼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신규 택지 지정 등 공급확대 조기 가시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44곳의 공공택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통해 신규 택지로 지정하거나 지정이 임박한 곳은 14곳뿐이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결정된다. 부동산 가격도 마찬가지다. 뛰는 집값을 잡으려면 수요를 줄이거나 공급을 늘리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무주택자가 집을 사거나 1주택자가 환경이 더 좋은 집으로 거처를 옮겨가기 위해서 집을 사는 실수요자에게는 주거안정을 위해서라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집값 급등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고 집을 사려는 투기수요는 강력히 억제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8·2 대책 등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강력한 투기수요 억제에 집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대책의 근저에는 '공급은 부족하지 않다'는 진단이 깔린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여러 투기수요 억제 정책에도 집값이 꺾이지 않자 결국 공급 쪽으로도 눈을 돌린 것이다.

정부 종부세 개편안은 이미 국회에 넘어가 있다. 종부세를 정부 개편안보다 더 높이려면 국회가 합의해야 한다. 내년 예산심의와 100일 입법전쟁에 들어간 국회에서 이를 논의해 처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를 기다리기보다는 공급확대 방안을 신속히 내놓는 것이 우선이다. 이미 발표한 44곳의 공공택지 외의 추가 택지 공급은 당장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예정택지 중 아직 택지 지구지정이 안 된 곳에 대해서라도 해당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국민에게 내놓아야 한다. 공급확대 메시지가 시장에 전달된 마당에 대책 발표를 늦출 이유가 없다. 미적거릴수록 투기심리도 커지고 대책 비용도 그만큼 는다. 투기심리를 잠재우는 데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확대는 투기수요를 부추길 수 있으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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