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에 유리한 국제배송요금 체계 수정 나선다
나바로 "세계우편체계, 中에 부당이익…안 고치면 자체요금 적용"
"美, 규모에 비해 우편요금 결정에 제 목소리 못내"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수출상품 배송에 유리한 국제 상품배송 요금체계의 수정을 추진한다.
미국은 3∼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리는 만국우편연합(UPU) 임시 회의에서 국제 우편요금 규정의 개편을 위해 나머지 191개 회원국을 압박할 계획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2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외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 배송료가 미국 내 운송료보다 훨씬 싸게 책정된 현행 규정을 개혁하는 것이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분명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분한 진전이 없으면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를 즉각 고려할 것"이라며 "그중 하나는 우리가 공정하고 차별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미국 우편서비스(USPS)의 '자체 공표 요금(self-declared rates)' 채택"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현재의 UPU 체계가 "중국에서 수출된 많은 소포를 다루는 USPS의 비용을 제대로 매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문제 삼은 것은 발송지의 우편서비스 기관이 목적지 우편서비스 기관에 보전해주는 프로세싱·배송 비용인 '터미널 요금'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UPU 회의에서 터미널 요금 규정 재협상에 나서라고 미 국무부에 지시했다.
UPU는 이 요금이 각국 우편서비스의 주요 수입원이며 2004년부터 회원국들이 실제 우편 처리비용을 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시스템을 채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위스 베른에 본부를 둔 UPU는 유엔 산하의 정부 간 기구로,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우편요금 규정을 만든다.
그러나 미국은 현행 터미널 요금 규정으로 중국우정집단(차이나포스트·China Post)이 미국을 포함한 다른 회원국들에 불공정한 요금으로 우편물을 배송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바로 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LA에서 뉴욕까지 1파운드(0.453592㎏) 소포의 우선취급 배송료는 7∼9달러(7천800∼1만원)이지만, 같은 소포가 중국에서 뉴욕으로 가면 2.50달러(2천800원)다.
그는 "이런 불평등이 많은 미국 중소기업과 제조업체 경쟁력에 심각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중국 기업이 아마존, 알리바바 등 온라인 업체를 통해 '짝퉁' 상품을 미국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 미국 업체가 정품을 파는 것보다 낮은 가격에 배송할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미국 일부 판매업자가 비싸게 물건을 팔아 시장에서 밀리게 되고 미국 무역적자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운송업체가 내는 것과 비슷한 비용과 요금을 USPS에 제대로 돌려주고 외국의 미국행 소포가 국내 우편물보다 유리하지 않은 공정한 요금 구조를 만들도록 회원국들을 압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나바로 국장은 "미국이 세계 우편물의 절반가량을 다루는데도 요금을 정할 때 의결권은 192표 중 하나"라며 "세계 최대 경제국이 무역 규모에 걸맞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대단한 불공평이 UPU 시스템에 있다"고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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