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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훼손…"혐오범죄 수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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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훼손…"혐오범죄 수사 촉구"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 동상 눈부분 흰색으로 칠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건립된 위안부 기림비의 동상 일부가 누군가에 의해 훼손돼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현지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30일(현지시간) 가주한미포럼(대표 김현정)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내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파크에 작년 9월 세워진 기림비 중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 동상에 녹색과 흰색 페인트 얼룩이 약 2주 전쯤 발견됐다.


현지 신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누군가 동상을 고의로 훼손했다고 전했다.
김학순 할머니의 눈을 흰색 페인트로 칠해 유령 눈처럼 보이게 만든 점은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혐오범죄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가주한미포럼은 주장했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일본 오사카 시장이 위안부 기림비가 공공부지에 설치된 데 반발해 샌프란시스코와의 자매도시 관계를 끊겠다고 협박하는 등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위안부 기림비 철거 등 역사전쟁 시도가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기림비 동상에 가해진 훼손행위는 묵과할 수 없는 혐오범죄라고 단체들은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위안부정의연대(CWJC)는 현지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동상을 관리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시 정부 산하 예술위원회에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얼룩을 제거했다.
그러나 작년에도 기림비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 동판에 누군가 깊은 칼자국을 내놓은 점을 고려할 때 훼손행위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원단체들은 주장했다.



이 기림비는 2015년 9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후 일본의 온갖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2년여의 모금운동과 디자인 공모, 작품 제작 등을 거쳐 미국 내 공공부지로는 8번째이자 미국 대도시 최초로 설립된 기림비다.
세 명의 한국·중국·필리핀 소녀가 서로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이를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바라다보는 형상인 이 기림비는 캘리포니아주 카멜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가 '여성 강인함의 기둥'이라는 제목으로 제작했다.
기림비 동판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여성과 소녀 수십만 명이 일본군에 의해 이른바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당했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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