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생태계는 없어"
"지구온난화 계속되면 생태계 크게 변할 것"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만약 기후변화가 완화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지구 상의 거의 모든 생태계가 완전히 새로운 생물군계로 변하는 수준까지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 세계 생태 과학자들이 새로운 연구결과를 통해 경고했다.
이들 과학자는 지난 200년 동안의 변화가 어쩌면 마지막 빙하기 이후 1만 년 기간보다 동등하거나 아니면 이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30일 시사지 애틀랜틱에 따르면 전 세계 42명의 과학자는 사이언스에 게재된 새로운 보고서를 통해 또 인류가 만약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토지의 성분이 변하게 될 것이며 오크숲(oak forest)은 초지로 변하고 해변(beach)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인 스티븐 잭슨 미 지질조사국 기후적응센터 소장은 "기후가 변할수록 지구 상 생태계가 획기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면서 "짧은 시간 내에 이처럼 대규모 변화가 일어날 경우 천연자원 관리에 전례 없는 도전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약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절정기로부터 서기 1800년까지 지구 상 기온은 섭씨(C) 4~7도가 더워졌다. 기온상승은 맨해튼 섬 위에 자리 잡고 있던 1마일(1.6km) 높이의 얼음층을 비롯, 대륙 크기의 다른 초대형 얼음층들을 녹여 지구 상 수면이 무려 400피트(약120m)나 올라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다시금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지금 태어나는 아기들의 생존 기간인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섭씨 4~5도나 올라갈 수 있다는 추정이다.
과학자들은 호수 밑바닥의 진흙층을 분석함으로써 생태계 변화를 진단했다.
호수 바닥의 진흙층은 원시 생태학적 기록에 해당한다. 매년 대기 중의 꽃가루가 호수로 떨어져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바닥에 미세한 층을 형성한다.
과학자들은 이를 현미경으로 조사해 수천 년 전의 생태계를 조합해 낼 수 있다.전 세계 과학자들이 수년간에 걸쳐 보내온 데이터들을 조합한 결과 '글로벌한 그림'이 그려졌으며 기온이 급격하게 변한 지역의 경우 어김없이 모든 식물계가 변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록 크릭 공원의 경우 지금은 오크나무나 너도밤나무, 튤립나무 등 낙엽수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2만 년 전에는 지금의 캐나다 퀘벡 북부 지역과 흡사한 침엽수림이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보고서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인 애리조나대 생태학자 코너 놀런 교수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러한 토지전환이 다시금 현재 일어나는 중이라면서 향후 100년간 이와 유사한 기온변화를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놀런 교수와 동료들이 기온상승과 생태계 변화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이 기간 지구 표면의 약 75%에 걸쳐 생물군계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생태계 변화가 발생할 경우 야생동물 관리자나 산불방지에 노력하는 숲 관리자, 또는 강우를 저수로 전환하는 수자원 관리자들의 경우 기존과는 다른 규칙을 필요로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 과학자는 보고서가 예상한 것보다 더 극적인 미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빙하기에서 산업화 이전 세계로 진입하는 것과 지구온난화 시대로 진입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위스콘신대 생태학자 마거릿 프레이저 교수는 "보고서 내용이 놀라운 것은 아니나 접근방식이 주목할만하다"고 평가했다.
미 국립항공우주국(NASA)의 선임과학자 도로시 피팃은 현대 기후변화의 불규칙성이 미래 식물계 변화 모습을 예측하기 힘들게 하고 있으나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기후변화의 주목할만한 효과들이 미래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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