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청소년 게임시간 제한…게임산업 메가톤급 규제(종합)
텐센트 주가 급락…中 진출 한국 게임사도 영향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메가톤급 규제를 도입한다.
31일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전날 재정부 등 8개 부처와 공동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시력 보호와 근시 예방을 위해 온라인 게임 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주도하는 이번 규제에는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도록 하는 한편 신규 온라인 게임 운영수량을 규제하고 연령등급 표시 적합성을 심의하기로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구체적인 게임 규제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판 '셧다운제'(청소년 게임 이용시간 제한제도)와 게임 총량제 도입 방향은 중국과 세계 게임 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 일본을 넘어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임시장이 된 상태다. 올한해 중국에서 6억2천만명의 게임 이용자가 379억 달러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에 대한 총량이 규제되면 중국 당국의 게임 출시 승인인 판호 발급도 더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신규 게임의 판호는 이미 지난 3월 발급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 4개월 동안 3천종의 게임이 중국 정부의 판호를 받고자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규제 악재로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騰迅·텅쉰) 주가도 급락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31일 장중 한때 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게임 업체이자 10억 명의 중국인이 사용하는 메신저 앱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보유한 텐센트는 지난 1월 23일 474.6홍콩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중국 당국의 잇따른 규제에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텐센트는 한국 블루홀이 개발한 인기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유통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당국의 수익화 승인을 기다리고 있고, 중국 국민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王者榮耀)가 게임 중독 현상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아동 게임 이용 시간제한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일본 게임회사가 개발한 인기 게임 '몬스터헌터:월드'를 출시 며칠 만에 당국으로부터 판매 금지당하는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온라인 게임이 텐센트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만큼 텐센트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어 13년 만에 순이익 감소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중국의 또다른 게임업체 넷이즈(왕이<網易>)의 주가도 전날 7.19% 떨어졌다.
이번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안은 중국 게임 유통업체 외에도 한국 등 해외 게임 개발업체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한국 게임사의 주가도 이미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이번 규제는 중국 정부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다.
IT 컨설턴트인 매튜 브레넌은 "게임업체가 수익을 내기 위해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에 집중하게 되면서 중국 정부는 게임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해 텐센트의 왕자영요 게임이 출시되자 중독된 학생들이 밤마다 게임에 빠져 학교숙제를 못할 정도가 됐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타오훙카이(陶宏開) 화중(華中)사범대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중국 청소년이 한자녀 제도 기간에 태어나 함께 놀 형제자매가 없는 데다 과도한 학업부담으로 스포츠, 음악을 즐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게임에 중독되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