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버닝' 프랑스 개봉…"올가을 가장 영감 주는 영화"
르몽드 "드디어 버닝 개봉…칸 황금종려상 못 탄 것은 심사위원 취향 탓"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이창동 감독 특별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장편영화 '버닝'의 프랑스 개봉을 맞아 프랑스가 이창동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유력지 르 몽드는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버닝의 개봉 소식을 전하면서 "드디어 버닝이! 버닝은 이번 가을에 가장 영감을 주는 영화"라고 극찬했다.
르 몽드는 또 버닝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일본 작품 '만비키 가족'에 내준 것은 순전히 심사위원단의 취향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 영화가 올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탄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보다 자격이 없는 것이었을까. 그렇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심사위원단과 조직위가 단지 미학적인 마법보다 사회문제에 더 중점을 뒀을 뿐"이라고 했다.
르 몽드는 버닝의 프랑스 개봉에 맞춰 이창동 감독의 인터뷰도 자세히 수록했다.
이창동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버닝 등장인물들의 세계에 대해 "젊은이들의 삶은 취약할 뿐만 아니라 이전 세대와 비교해 역동성을 잃었다. 우린 좀 더 안전하고 깨끗하고 멋진 세상에 살고 있지만, 개인의 삶은 더욱 가난하고 약해지고 비참해졌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립영상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영화 버닝의 개봉을 기념해 이창동 특별전을 준비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지난 28일부터 내달 2일까지 버닝의 시사회와 함께 이창동 감독의 전작인 '초록 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를 상영하고 있다. 이창동의 영화 전부를 소개하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 영화감독 중에 이창동의 위상은 프랑스에서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사회성과 예술성, 철학적이고 진중한 주제의식, 배우들의 내면 깊은 곳에서 끌어낸 힘으로 묵직하게 영화를 끌고 가는 매력을 프랑스 평단은 높이 사 왔다.
프랑스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겸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디렉터인 장 프랑수아 로제는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이창동의 매서운 작품들은 한국의 독재 치하의 과거와 어둠, 절망에 근원을 둔 사회적 폭력의 심연으로 빠져들게 하는데, 등장인물들은 그 실체적 진실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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