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女축구 김혜리 "선주야, 빨리 털고 일어나 동메달 같이 따내자"
31일 대만과 3∼4위전…"일본과 경기서 다친 현영이도 값진 메달로 위로할래요"
(팔렘방=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원했던 메달 색깔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조금이라도 선주, 현영이한테 위로가 되면 좋겠어요."
여자축구 대표팀 주전 수비수 김혜리(28·인천 현대제철)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혜리는 30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의 스리위자야 프로모션 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3∼4위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31일 대만과 동메달 결정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이틀 전 일본과 준결승에서 1-2로 분패해 사상 첫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의 꿈이 무산됐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5회 연속 4강에 오르고도 결승에는 한 번도 나가지 못한 안타까움이 계속됐다.
김혜리는 "일본과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울면서 많이 속상해했다"며 "너무 아쉬웠고 선수들이 받아들이기에 힘든 결과였기 때문"이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하지만 아직 대회를 마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다음날부터 밝게 움직이려고 했다"며 "일본과 경기에서 이현영 선수가 다치고, 임선주 선수는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동메달을 따서 선주, 현영이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3∼4위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일본과 경기에 선발로 나간 이현영(27·수원도시공사)은 전반 초반에 무릎을 다쳐 교체됐으며 3∼4위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또 임선주(28·인천 현대제철)는 후반 41분에 상대 헤딩 슛을 머리로 막으려다 이것이 자책골이 되면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특히 임선주는 4년 전인 인천 아시안게임 4강 북한과 경기에서도 후반 막판에 헤딩 백패스 실수로 1-2가 되는 결승골의 빌미를 내준 적이 있어 이번 결과가 더 뼈아팠다.
김혜리는 "(임)선주가 실수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고 힘들어했다"며 "4년 전과 정말 운명의 장난 같은 상황이 나왔는데 친구로서 옆에서 보고 있기도 너무 힘들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안쓰러워했다.
하지만 김혜리는 임선주에 대해 "지금까지 이 대표팀을 위해 선주가 얼마나 많은 골을 막아냈고, 또 직접 골을 넣었는지 모른다"며 "분명히 좋은 선수고 반드시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기 때문에 너무 자책하지 말고 빨리 털어버린 뒤에 잘 일어서리라 믿는다"고 응원했다.
일본과 경기를 마친 뒤 한국 식당에서 식사하며 팀 분위기를 새롭게 했다는 김혜리는 "오랜만에 고기나 떡볶이 등 선수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충전한 만큼 내일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온 대만 라이리진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두 번째 만나는데 100%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가 전력이 약하지만, 전력을 기울여 동메달과 함께 귀국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과 대만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만나 2-1로 한국이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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