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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불혹에 銅 이순자 "제가 마지막이라면 세계 3대 거짓말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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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불혹에 銅 이순자 "제가 마지막이라면 세계 3대 거짓말이래요"
손목 상태 안 좋았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후반 250m 역전극
"아시안게임은 마지막 같은데, 올림픽은 뭐라고 말 못 하겠어요"




(팔렘방=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글쎄, 후배들이 세계 3대 거짓말 중의 하나가 제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한다는 건데요…."
1978년생으로 40세 나이에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획득한 이순자(경남체육회)가 쑥스러운 듯이 웃으며 말했다.
이순자는 30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조정 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여자 카약 1인승 500m 결선에서 2분 02초 532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카약 4인승 500m 은메달, 1인승 500m 동메달을 따낸 이순자는 2개 대회 연속 메달로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는 '카누 여제'다.
전국체전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인승 500m 12연패를 달성했고, 2012년 K1-200m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등 전국체전에서 13년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3년과 2015년에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려고 단체전에만 출전했지만 2016년과 지난해 다시 전국체전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실력은 여전하다.
30대 중반부터 '언제까지 할거냐'는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 그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아니겠냐"고 했다가 후배들로부터 '세계 3대 거짓말'이라는 투정까지 듣게 됐다.
이순자는 경기를 마친 뒤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동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다"며 "사실 최근 손목 상태가 좋지 못해 1주일 정도 훈련을 제대로 못 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결과가 나와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50m 구간까지 이순자는 58초 90으로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5위에 머물렀다. 메달권인 3위 스테파니 이보(인도네시아)에게도 1.5초 가까이 뒤졌다.
그러나 이순자는 이후 250m 구간을 1분 03초 63에 달려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고 순위도 3위까지 끌어올려 메달권에 진입했다. 2위 헤디에 카제미(이란)와 격차도 불과 0.25초 차이였다.



이순자는 "초반 250m 구간 상황은 알지 못했다"며 "다만 감독님이 후반에 승부를 보자고 하셨고,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젖먹던 힘까지 (노를) 저었던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번이 5번째 아시안게임인 이순자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데뷔, 지금까지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카누 스프린트 대표팀 남녀를 통틀어 이순자를 제외하면 30대 선수도 없을 정도로 그의 '노익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바로 다음 후배가 29세인 김국주(경남체육회)고, 막내 김지환(17·한밭고)과는 23살 차이가 난다. 오히려 정종환(47) 감독과 나이 차가 더 가깝다.
이순자는 또 어김없이 날아든 '이번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냐'는 질문에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뛰었으니 마지막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4년 뒤에 또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라고 여지를 남겨두며 "마지막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혹시 몰라서 2년 뒤 도쿄 올림픽 출전 여부를 묻자 이번엔 단호하게 "그건 제가 잘 말씀을 못 드리겠다"며 2022년 아시안게임보다 훨씬 더 큰 출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김용빈 카누협회장님, 감독님, 주위 분들, 후배들 도움으로 메달을 획득했다"고 몸을 낮춘 이순자는 9월 1일 카약 4인승 500m에 출전한다.
아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는 그는 "도전은 항상 하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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