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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학살 95주기 추도행사…한일단체 "양국 정부 진상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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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학살 95주기 추도행사…한일단체 "양국 정부 진상규명해야"
일본 시민단체들도 추도사 보내 일본 정부 규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대한민국 간토(關東·관동) 학살희생자 제95주기 추도행사 실행위원회'는 30일 오전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간토 학살희생자 추도행사를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1923년 학살당한 재일 한인 추도모임', 민족문제연구소, 한일민족문제학회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는 이날 추도식에서 일본 정부를 향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간토 대지진으로 무고하게 죽은 조선인들이 6천 명이 넘는다"며 "제노사이드(집단학살·genocide)에 해당하는 천인공노할 범죄행위지만, 9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일본 정부는 이 일에 대해 사후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인도주의에 따라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사후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또한, "가장 잔혹했던 일제의 국가범죄에 책임을 추궁하지 않는 것이 한일 평화를 위한 일은 결코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는 간토 대학살의 배후가 누구였는지 밝히고 일본 정부에 국가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일본의 시민단체들도 애도의 뜻을 표하며 간토 학살 진상규명에 지지를 보내왔다.
일본 시민단체인 '관동대지진시조선인학살의 국가책임을 묻는 모임'은 추도사를 통해 "95년 전 관동대지진 직후 일본의 군대, 경찰, 민중에 의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많은 분이 귀한 목숨을 빼앗겼다"며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도 자신이 저지른 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희생자와 그 유가족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은 학살 사실을 교과서에서 지우려 하는 등 계속해서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고 있다"며 "우리 모임은 책임을 이행하도록 일본 정부를 추궁할 것을 희생자들께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일본 시민단체인 '지바현의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희생자 추모·조사 실행위원회'도 추도사를 보내 "관동대지진으로부터 95년이나 지났기에 현지에서 직접 이를 경험한 분들의 증언을 듣기가 매우 어려워졌다"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지역의 역사를 밝히고 시민단체로서 반성의 노력을 거듭하겠다"고 밝혔다.
1923년 9월 1일 일본 도쿄 등 간토 지역에서는 대지진이 일어나 40만 명이 죽거나 실종되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피해로 커진 국민 분노를 돌리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약탈을 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이에 일본인들이 조선인 6천여 명을 집단 살해한 이른바 '간토 학살'이 벌어졌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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