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케인 타계로 해외 군사개입 정책 약화할 듯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강력한 국제군사개입을 주장해온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타계로 미국의 외교정책에 공백이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매케인 의원은 미국 주도의 국제개입을 주장하는 공화당 내 핵심 세력으로 전후 세계 안정 요인으로 해외동맹과 군사공약을 강조해왔다.
상원 군사위원장이었던 매케인 의원은 수십 년간에 걸친 의정경력을 통해 이라크 병력 증파와 아프가니스탄 개입, 일본에서 유럽에 이르기까지 동맹들과의 깊은 유대와 합동훈련 등을 옹호하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적대감 등을 표출해왔다.
매케인 의원의 적극적인 개입정책은 그러나 근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내 '개입 회의주의'에 직면하고 있다.
이라크전이 현명한 것인지, 동맹과의 유지비용이 적절한 것인지 등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미국의 역할 제한론에 공화당 지도부 상당수가 동조하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회의론 속에서도 절친한 동료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 등과 함께 동맹들과의 동반자 관계를 미국의 외교정책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안으로 간주해왔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거리를 두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서명을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맹비난했다. G7 회의 직후 매케인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미국민은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무마에 나서기도 했다.
매케인 의원은 막강한 상원 군사위원장으로서 아프간 등에 대한 공세적인 전략을 주장했을 뿐 아니라 베트남전에 참전한 3세대 해군 장교로서 행정부와 국방부, 그리고 군 지도부를 질책할 도덕적 권위를 함께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타계한 지금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중국의 지역 및 글로벌 야심, 러시아의 사이버침공, 그리고 중동에서 남아시아에 이르는 분쟁 등에 직면한 상황에서 누가 그의 역할을 메울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은 강력한 국제개입주의를 옹호해온 매케인 의원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우리 혼자서는 해나갈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으며 전 세계에 걸쳐 우리를 지지해주는 동맹과 우방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멀린 전 의장은 매케인의원의 동료인 그레이엄 의원이 그의 역할을 대신해주길 기대하면서 그레이엄 의원은 배경과 지식을 갖고 있는 만큼 그가 과연 매케인 의원의 공백을 메울 것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상원 군사위원장 대행을 맡고 있는 제임스 인호프 의원(공화, 오클라호마)이 군사위원장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 내 보수계로 알려진 인호프 의원은 오랫동안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해왔으며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위해 국방비 증가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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