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석면철거 부실공사 의혹…대전 학부모들 항의 잇달아
법령·안전 매뉴얼 제대로 안 지켜…초등학교, 개학 일주일 연기
대전 전교조 "철저한 관리·감독, 측정치 공개해야"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대전지역 학교 석면철거공사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계 법령과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일부 학교에서 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진 것이 드러나면서 학부모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27일 개학 예정이던 A초등학교는 개학을 다음 달 3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올해 여름 방학 석면 철거공사를 한 이 학교는 마무리 작업을 하던 중 부실 해체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환경부 등이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진행했고, 정밀청소 후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는 개학 전날인 26일 석면 철거공사 후 청소 실태점검과 상황설명을 위해 학부모 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교실 등을 돌며 청소 실태를 살펴본 결과 상태가 여전히 불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항의가 빗발쳤다.
학교 측은 결국 개학을 일주일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 모든 학부모에게 통보했다.
또 정밀한 재청소 후 학부모들의 점검을 다시 한번 받기로 했다.
대전에서는 지난해 B초등학교에서도 석면 마감재 교체 공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개학을 1주일가량 연기했다.
공사가 끝난 후에도 방치된 마감재 조각에서 석면이 검출돼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논평에서 "관계 법령과 안전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은 공사업체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허술한 법령을 방치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에 나서지 않은 교육부, 고용노동부, 환경부 등 정부 당국과 특히 대전시교육청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면 전문가로 구성된 감시단이 공사 과정을 이중삼중으로 모니터링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마지막 공기 시료 채취 때는 보양 상태에서 비산(흩날림) 시켜 공기 질을 점검하고 측정치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올해 여름 방학 동안 초등학교 16곳, 중학교 11곳, 고등학교 4곳 등 모두 31개 학교에 이어, 매년 85억원 이상의 석면 교체 예산을 편성해 2027년까지 시내 모든 학교의 석면을 교체할 계획이다.
jchu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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