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에 폭염 물러간 일요일…'장대비' 영호남 비피해 주의
손선풍기 사라지고 긴소매 옷차림 자주 눈에 띄어
전라·경상 대부분 지역 호우특보…시간당 40㎜ 이상 폭우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선선한 바람과 빗방울이 폭염을 밀어낸 26일 서울 시민들은 오랜만에 땀 흘릴 일 없는 쾌적한 주말을 만끽했다.
영호남의 경우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시간당 4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지는 곳이 많아 비 피해가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에서는 불볕더위가 물러간 틈을 타 야외 번화가를 찾은 시민이 많았다. 실내 쇼핑몰에도 막바지 더위를 피하려는 손님이 몰려 오후 내내 북적였다.
아직은 반소매 차림인 사람이 많았지만, 긴소매 티셔츠나 재킷을 걸친 사람도 자주 눈에 띄었다. 기록적 폭염으로 필수품처럼 유행하던 휴대용 손선풍기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웠다.
연인 한영신(30)씨에게 줄 장미꽃을 들고 강남역을 찾은 허정현(23)씨는 "더위가 가시니까 기분이 좋다. 쭉 가을이었으면 좋겠다"면서 "원래 둘 다 걷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 여름은 많이 못 걸어서 아쉬웠다. 오늘은 좀 걸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29도를 기록해 지난주 일요일보다 5도 낮았다.
한강 이남권을 중심으로 떨어진 빗방울도 더위를 식히는 데 한몫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서울에는 0.5∼1.0㎜가량 비가 내렸다.
빗방울을 피할 겸 여전히 '빵빵'한 에어컨을 쐴 겸 송파구 롯데월드몰을 방문한 연인과 가족들은 인기 캐릭터 팝업 스토어 등을 구경하며 여유를 즐겼다.
인기 이모티콘 '옴팡이' 팝업 스토어를 보러 왔다는 이유림(19)·임희진(19) 양은 "저번 주보다 숨쉬기가 훨씬 편해졌다"면서 "비가 와서 불편함보단 오히려 더 시원해서 좋다"며 웃었다.
빗방울이 떨어진 덕분에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좋음' 수준이었다.
한강공원에는 우산을 쓰고서라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아내와 다섯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소풍을 나온 김재현(40)씨는 "올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아무 데도 가지 않는 게 피서였다"면서 "날이 시원해지니까 소풍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경상도와 전라도 내륙에는 더위를 물리치는 수준을 넘어서 시간당 4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는 곳이 있다.
오후 3시 기준으로 경남 진주·사천·산청·하동·창녕·함안·의령·밀양, 경북 청도·경주, 전남 순천·구례·곡성, 전북 남원 등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대구·광주를 비롯해 다른 영호남 지역 대부분에도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남부지방에 이어서 이날 밤부터 이튿날(27일)까지는 중부지방·경북 북부·전북 지방에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비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
도심 바깥으로 나들이를 다녀오는 차량으로 전국 고속도로는 상하행선 모두 곳곳에서 막히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이 정체 구간이 총 61㎞에 달해 가장 막힌다. 남청주나들목→목천나들목, 대왕판교나들목→서초나들목 등 구간에서 정체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도 평창나들목→면온나들목, 여주나들목→이천나들목, 덕평나들목→양지나들목 등 총 50.4㎞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 중부고속도로 하남방향,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방향 등 다른 고속도로에서도 차량이 거북 걸음을 하는 상태다.
이날 전국 고속도로 총 교통량은 평소 일요일보다 많은 수준인 412만대로 추산됐다.
지방에서 수도권 방향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47만대로 예상됐고, 오후 4시 현재까지 약 25만대가 들어왔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나가는 차량은 40만대로 예상됐으며 현재까지 24만대가 빠져나갔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상행선 정체는 오후 5∼6시께 절정에 달했다가, 오후 10∼11시는 돼야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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