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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커리어…비즈니스 경험…중량감…파격의 美대북특별대표 인선
폼페이오 '직접 소개'하며 힘실어주기…협상력·정무감각 중시한 듯
1990년대 제네바합의 과정에 관여해 "북핵문제 정통" 평가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전담할 스티븐 비건(55) 미국 국무부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발탁을 놓고 23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여러 면에서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그동안 '커리어'(직업 외교관) 출신들이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았던 관행을 깼다. 전임이었던 스티븐 보즈워스, 글린 데이비스, 성 김, 조셉 윤은 모두 국무부에서 정통 외교관으로서의 코스를 밟아왔다.
같은 직책은 아니었지만 1990년대 초 제네바 합의를 이끈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대사, 9·19 공동성명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동아태 차관보 역시 대표적인 커리어 출신들이다.
물론 비건도 의회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선 캠프 등을 거치며 잔뼈가 굵은 외교·안보 전문가로 통하지만, 직업외교관과는 다른 감각과 접근법을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만큼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한국·일본담당)를 겸임해왔던 관례도 깨지게 됐다. 이날 국무부가 발표한 인사 내용에 동아태 부차관보 직에 대한 언급은 없던 점 등에 비춰 비건 신임 특별대표는 대북정책 특별대표직만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관련, 외교소식통은 "지금 분위기로는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동아태 부 차관보직을 각각 다른 사람이 맡게 되는 흐름"이라며 "비건 특별대표는 비핵화 협상을 전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험 부족을 이유로 이른바 '한반도통(通)으로 부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북한 또는 북핵문제에 상당히 정통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와 인터뷰에서 "제네바 합의와 관련해 이미 1990년대 말부터 깊이 관여해 북핵 문제에 정통하다"고 말했다. 2002년 10월 불거진 2차 북핵 위기 당시 NSC 근무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포드자동차 부회장 직책을 지닌 '비즈니스맨'의 기용이라는 점도 극히 이례적이다. 다만 그는 단순히 기업에 발을 담갔다는 차원을 넘어 포드 자동차 국제 담당 부회장으로서 주로 외국 정부들을 상대하는 해외 대관 업무를 맡아온 '정무형 인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자동차도 이날 홈페이지에서 비건 신임 특별대표에 대해 "무역전략과 정치리스크 관리를 비롯해 포드의 해외정부 관계를 총괄했다"고 소개했다.
외교·안보통 출신의 비즈니스맨을 기용한 것은 국가간 협상 등에서도 '거래의 기술'을 중시하는 사업가 출신 트럼프 식 용인술이 반영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맞교환하는 지난한 북미 협상 과정에서 '고도의 수 싸움'과 밀고 당기기에서 밀리지 않을 정무적 판단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포드자동차 부회장 이력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한 비핵화의 상응조치로 거론해온 북한의 '더 밝은 미래'의 요체라 할 수 있는 민간 주축의 경제지원에 대한 암시를 은연중에 보여주는 효과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워싱턴 외교가는 비건이 한때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 후임으로도 거론될 정도의 중량급 인사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과거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냈던 인사들 가운데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웬디 셔먼 전 국무차관에 비견할 정도로 무게감이 있는 고위급 인물이라는 평이 있다"고 전했다.
기존에 한 사람이 겸직했던 '동아태 부차관보-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쪼개 대북정책이라는 단일 이슈에 집중하도록 하면서 중량감 있는 인사를 전면배치한 것을 두고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 협상에 큰 비중을 둔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비건 신임 특별대표가 사실상 폼페이오 장관 '직속'으로 활동하면서 국무부가 지난달 꾸린 '포스트 싱가포르' 워킹그룹의 실무책임자로 활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폼페이오 장관도 기자회견 형식으로 인선을 발표하고 직접 소개하며 힘실어주기에 나섰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6일 대이란 전담조직인 이란 실행그룹을 발족하면서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실장을 특별대사로 임명할 때에도 직접 발표했지만, '영입 케이스'인 이번에는 동시에 입장해 비건 신임 특별대표가 발언할 때에도 옆자리를 지킨 뒤 함께 퇴장하는 등 보다 '예우'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이번 인선은 시기적으로도 관심을 끈다. 조셉 윤 전 대표의 지난 2월 말 은퇴 선언 후 공백 상태가 계속 방치돼온 가운데 향후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과 이와 맞물린 비핵화 협상 재개 국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국무부는 이날 오전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에 '오전 11시 인사 발표'를 추가하긴 했지만, 구체적 인선 내용은 직전까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만큼 '깜짝 인사'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은 의회의 별도 인준 청문회가 필요없는 자리이다. 대북정책 특별대표직과 분리가 유력해 보이는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자리에는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관 부대사와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 등이 거론된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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