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올해 국세수입 303조원·조세부담률 22%…역대 최대"
"세수 오차율 계속 상승…세 부담 낮춰 경기 활력 높여야"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올해 우리나라 국세수입이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서며 조세부담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 6년간 국세수입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국세수입이 302조5천억원으로 예상된다고 23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 예상액은 지난 1∼6월의 국세수입 누적액 157조2천억원에 지난해 전체 기간에서 1∼6월 누적 국세수입의 진도율 52.0%를 적용해 계산한 수치다.
올해 예상치는 지난해(265조4천억원)보다 약 37조원, 5년 전(201조9천억원)보다는 약 100조원 증가한 규모이며 국세수입액 사상 최초로 300조원을 넘긴 것이다.
국세수입이 늘어나는 속도는 예년에 비해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누계 기준 국세수입은 157조2천억원으로 작년 동기(137조9천억원) 대비 19조3천억원이 더 걷혔다.
연간으로도 올해가 최근 5년 내(2014∼2018년) 국세수입 증가율(14.0%)과 증가액(37조1천억원) 면에서 모두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세목별로는 법인세의 증가 속도가 가장 가팔랐다.
올해 세목별 수입 예상액은 법인세가 71조7천억원으로 작년 대비 2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소득세는 16.9% 늘어난 87조8천억원, 부가세는 5.1% 많은 70조5천억원을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법인세 증가율은 2014년 -2.7%에서 올해 21.2%로 4년 만에 23.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국세수입 증가율 상승 폭인 12.2%포인트(1.8%→14.0%)와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법인세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매출 정체 속에서 이익(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증가한 데다 2013년부터 대기업에 집중된 각종 세액공제감면 축소, 최저한세율 인상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올해 조세부담률이 지난해 세운 역대 최고치(20.0%)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세부담률은 경상 GDP(국내총생산)에서 국세와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GDP 증가 속도보다 세수가 빠르게 늘어날 때 상승한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 GDP 증가율은 4.0%로 지난해(5.4%)에 비해 둔화하는 반면 국세수입 증가율은 4.6%포인트 높아진 14.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 GDP 1천799조6천억원, 국세수입액 302조5천억원, 지방세 85조6천억원으로 각각 추정해 조세부담률을 계산하면 작년보다 1.6%포인트 상승한 21.6%가 된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경연은 또 올해 예산 대비 초과 징수액이 34조4천억원에 달해 세수 오차율이 11.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경기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의 세수 오차는 불가피한 면이 있으나 2015년(-1.5%)을 기점으로 최근 세수 오차율이 2016년 8.1%, 2017년 8.7%, 2018년 11.4%로 급격하게 커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더욱 정교한 세수 추계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최근 기업의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하락하고 민간소비가 둔화하는 등 우리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일자리 상황이 악화하고 하반기 내수 위축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민간부문의 세 부담을 낮춰 소비 활성화, 투자 여력 확충을 통한 경기 활력 제고가 시급한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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