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허허벌판' 캠프페이지 활용 매듭…80% 녹지공원 조성
기존 공원계획 변경 않고 한쪽에 창작종합지원센터 건립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가 10년 넘게 활용방안을 고민하던 옛 캠프페이지 부지가 80%가량 녹지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민선 7기 시장이 취임하면서 캠프페이지 부지(도로 제외 54만㎡) 개발이 변경될 가능성이 예상됐지만, 대부분 시민복합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던 기존 계획과 거의 유사하게 추진된다.
이재수 춘천시장이 취임 초기부터 추진한 문화예술공간인 창작종합지원센터는 캠프페이지 부지 끝자락 2만5천㎡에 계획됐다.
현재 70%가량 공원 추진이 예정된 만큼 20%가량에 시설물이 들어서고, 나머지 10%는 앞으로 개발 방향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부지 내에 짓기로 했던 예술인 공방과 분재원, 미디어아트 갤러리, 역사박물관은 지원센터 주변 한 곳으로 집약해 들어선다.
이에 따라 캠프페이지에는 한쪽에 지원센터가 들어서고, 나머지는 폴리(5곳)와 음악 분수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현재 캠프페이지에서 들어서 활용 중인 봄내 체육관과 장애인스포츠센터는 존치된다.
이 시장은 22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존 시설을 현재대로 사용하면서 (새로 짓는) 필요한 시설을 한 곳으로 집약해 정형화하고자 조정했다"며 "창작지원센터와 역사문화센터를 포함한 북방교류 협력 플랫폼은 시민 의견을 들어 세부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시는 연내 도시계획 자문과 강원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결정고시 하겠다는 방침이다.
나무와 잔디가 있는 공간은 '미세먼지 저감 도시 숲 조성사업'에 따라 국비 등을 확보해 내년부터 착공할 계획이다.
사업에 드는 예산은 지원센터 조성비용이 추가돼 기존의 700억원보다 874억원이 늘어난 약 1천574억으로 추산했다.
캠프페이지는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도시 중심인 근화동에 군수품을 공급하는 비행장 활주로 설치를 시작으로 들어섰다.
특히 이곳은 1983년 5월 5일 당시 중공 민항기가 불시착, 송환문제로 정부 당국자 간 첫 교섭이 이뤄진 것을 계기로 한·중 수교 물꼬를 튼 역사적 무대가 되기도 했다.
이후 2005년 3월 미군기지가 폐쇄되고 오염된 토양의 환경정화 작업을 거쳤지만, 지역사회는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대규모 '알짜배기 땅'인 탓에 부지 개발이 '뜨거운 감자'였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사이 12년 넘게 허허벌판으로 방치됐다.
하지만 이날 춘천시가 개발과 관련한 세부조성 계획을 밝혀 그동안 도청 이전 등 일부 공공시설의 이전 논란은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춘천시 관계자는 "캠프페이지 개발은 내년부터 예산 확보를 하는 대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미군 공여지와 관련한 사업으로 추진돼 10년 동안 다른 용도로 사용이나 매각은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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