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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봄' 50주년 체코…"러, 탱크대신 가짜뉴스로 개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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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봄' 50주년 체코…"러, 탱크대신 가짜뉴스로 개입"(종합)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수백명 항의 시위…친러 체코 대통령은 침묵
융커 EU 집행위원장 "자유와 인권 얻어지는 게 아니라 매일 싸워나가야"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50년 전인 1968년 8월 21일 소련군과 바르샤바조약군이 자유화 운동이 일어난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도 프라하를 점령했다.
소련군을 주축으로 동독과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군이 가세했다. 전체 병력은 25만 명에 달했고 탱크만 2천 대였다.
파죽지세로 프라하로 밀고 들어온 이들 군대의 목표는 알렉산드르 두브체크 등 체코의 개혁파 공산당 지도자들이 이끄는 자유화 운동을 짓밟는 것이었다.
두브체크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민주·자유화의 열망이 커지는 가운데 같은 해 1월 공산당 1서기에 선출된 후 사법부와 입법부의 독립, 언론·출판·집회의 자유, 해외여행의 자유 등을 추진했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이런 8개월 간의 민주·자유화 운동이 '프라하의 봄'으로 불렸다.
소련은 체코슬로바키아의 민주화의 바람이 다른 동유럽의 공산국가로 전이될 것을 우려하고 무력 침공을 감행했다.
소련군 등이 프라하에 진입하자 프라하 청년들은 국기를 흔들며 집회를 벌였으나 무력으로 진압됐다.
당시 소련군의 점령 첫날에만 50여 명의 시민이 숨지는 등 소련군의 점령 기간에만 402명이 희생당했다.
두브체크도 강제 해임되는 등 개혁파 지도자들이 대거 숙청됐다.
이후 체코슬로바키아는 21년이 지난 1989년 이른바 벨벳 혁명을 통해 민주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 그리고 2개의 민족이 결합해 있었던 체코슬로바키아는 1993년 평화적으로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됐다.



프라하의 시민 수백 명은 전날 밤 50년을 맞은 '프라하의 봄'을 기념하고 최근에도 체코에 영향력을 미치는 러시아에 항의하기 위해 프라하의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시민들은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 '러시아 제국주의 중단'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체코의 시민단체 활동가인 토마츠 페스친스키는 AFP 통신에 "우리 국민은 단호히 소련군의 점령을 거부했으나, 러시아의 대중 일부는 여전히 점령을 국제적인 원조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년 전과 같은 개입이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다"라며 "이번에는 탱크가 아니라 선전과 가짜 뉴스, 선거 개입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1일에도 프라하 시내에서는 '프라하의 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서는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가 기념 연설을 통해 "바르샤바조약군의 침략은 잔인했다"라며 "많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비스 총리는 연설 도중 시민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바비스 총리는 공산체제에서 공산당의 비밀경찰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체코에서는 러시아와 가까운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이 '프라하의 봄' 50주년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슬로바키아의 안드레이 키스카 대통령이 체코와 슬로바키아 TV를 통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체코 공영방송은 이날 하루 종일 '프라하의 봄'과 관련한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자유와 인권에 대한 존중은 당연히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매일 싸워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트위터에 "소련의 침공은 프라하의 봄을 짓밟았지만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살아남아 오늘날 유럽을 통합시키는 정수가 됐다"고 적었다.
한편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러시아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3%가 '프라하의 봄'에 대해 체코슬로바키아를 서구권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반(反)소련 운동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21%는 '프라하의 봄'이 서방세계가 동구권을 파괴하기 위한 조직적인 행동으로 여겼다.
소련의 침공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영상 로이터 제공]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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